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국 양궁 대표팀은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에 걸려있는 금메달 4개를 모두 휩쓸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10개 이상을 따 종합 순위 10위 안에 들겠다는 한국 선수단 전체 금메달 목표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치다.
그러나 올림픽에서 한국 양궁이 걸어온 길을 보면 이러한 목표설정이 빈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한국 양궁은 올림픽마다 2~3개의 금메달을 획득, 한국 선수단의 종합 순위 10위권 진입에 효자 역할을 해왔다.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남녀 개인전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양궁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남녀 단체전까지 정식종목에 포함되면서 금메달이 4개로 늘었다. 대표팀은 서울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목에 건 것을 비롯해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12년 런던 올림픽 등에서 금메달 3개씩을 따냈다. 1988년부터 올림픽 금메달 28개 중 18개, 64%의 금메달을 독식한 것이다.
한국의 독주를 막고 경기에 박진감을 더하기 위해 세계양궁연맹은 지난 런던올림픽 개인전부터 점수 누적제 대신 세트점수로 승부를 가리는 세트제 방식으로 본선을 진행하고 있다. 개인전은 한 세트에 3발씩을 쏴 이기면 2점, 비기면 1점, 지면 0점을 받는다. 최장 5세트까지 맞대결을 치러 세트점수 6점 이상을 먼저 얻으면 승리한다. 마지막 세트까지 동점이 나오면 한 발씩 추가로 쏴 과녁 중심에 더 가까운 위치에 화살을 꽂은 선수가 이기는 슛오프를 거쳐야 한다. 리우올림픽부터는 단체전에서도 세트제가 도입된다. 3명이 한팀을 이뤄 출전하는 단체전은 한 세트에 6발씩 4세트를 겨뤄 5점 이상을 먼저 얻으면 이긴다.
한국은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로 한국의 종합 순위 5위(금메달 13개) 달성에 큰 공헌을 했다. 여자 단체전에서 올림픽 7연패에 성공했고 오진혁(현대제철)이 남자 개인전에서 처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보다 국가대표 선발전이 더 어렵다’는 말을 증명하듯 지난 4월 리우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는 기보배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물갈이됐다. 그러나 실력만큼은 여전히 세계 최강이다. 장혜진(LH), 기보배(광주시청), 최미선(광주여대)은 단체전에서 한국 여자양궁의 올림픽 8연패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런던올림픽 2관왕인 기보배는 최초로 여자 개인전 2연패까지 넘본다.
4월 평가전을 거쳐 선발된 대표팀은 5, 6월 콜롬비아 메데진,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2016 현대 양궁월드컵 2, 3차 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안탈리아 월드컵에서는 리커브 종목에 걸린 금메달 5개를 모두 휩쓸었고, 남자 개인전에서 금·은·동메달을 석권했다. 대표팀 막내지만 세계랭킹 1위인 최미선은 두 대회 연속 여자 개인·단체전과 혼성팀전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메달 전망을 밝히고 있다.
대표팀은 리우올림픽에서 8월 6일(현지시간) 남자 단체전, 7일 여자 단체전, 11일 여자 개인전, 12일 남자 개인전에서 메달 사냥에 나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