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美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NYT "승리 가능성은 24%"

공화당 대의원 과반 확보…'최악 비호감' 맞대결 성사

힐러리 박빙 우세 예상 속 'e메일 스캔들' 불기소 탓

지지율 격차 크게 좁혀져 경합주서도 엎치락뒤치락

9~10월 TV토론이 가늠자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미 공화당 전당대회 이틀째인 19일(현지시간) 대의원 투표를 통해 공식 대선후보로 선출된 직후 대회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이는 하나의 진전”이라며 “워싱턴에 진짜 변화와 리더십을 보여주겠다”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왼쪽 사진). 트럼프가 대선 후보로 선출되자 대회에 참석한 그의 네 자녀인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왼쪽부터)와 장녀 이반카, 차남 에릭, 차녀 티파니가 환하게 웃으며 환호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클리블랜드=UPI·A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미 공화당 전당대회 이틀째인 19일(현지시간) 대의원 투표를 통해 공식 대선후보로 선출된 직후 대회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이는 하나의 진전”이라며 “워싱턴에 진짜 변화와 리더십을 보여주겠다”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왼쪽 사진). 트럼프가 대선 후보로 선출되자 대회에 참석한 그의 네 자녀인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왼쪽부터)와 장녀 이반카, 차남 에릭, 차녀 티파니가 환하게 웃으며 환호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클리블랜드=UPI·AP연합뉴스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가 19일(현지시간) 마침내 공화당의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미 대선은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와 트럼프 간의 사상 첫 ‘여성 대 아웃사이더’ 간 맞대결로 압축됐다.

전 세계의 관심사는 트럼프의 실제 당선 여부다. 트럼프는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모든 자유무역협정(FTA) 재검토 등 극단적인 보호무역주의 성향에다 한국 등 동맹과의 방위비 재협상, 한일 동시 핵무장론, 모든 무슬림 입국금지 등을 주장하고 있어 글로벌 경제ㆍ안보외교 질서에 메가톤급 파장을 몰고올 게 뻔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날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농구경기장인 ‘퀴큰론스아레나’에서 열린 전당대회 이틀째 행사에서 진행된 공개 투표 ‘롤콜(Roll Call)’을 통해 대의원 과반인 1,237명을 무난히 확보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대선 슬로건으로 내건 트럼프는 21일 수락 연설에서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정권탈환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트럼프의 무기는 경제난을 겪고 있는 유권자들의 기존 워싱턴 주류 정치권과 자유무역에 대한 반감이다. 그는 경선 과정에서 인종ㆍ종교ㆍ여성 등에 막말을 쏟아냈지만 백인 중산층 노동자의 분노를 업고 16명의 쟁쟁한 경쟁자를 꺾는 대이변을 연출하며 160년 전통의 공화당 대선후보 지위를 거머쥐었다. 그는 리얼리티 TV쇼에서 갈고닦은 언변, 보호무역을 갈구하는 민심을 읽는 통찰력, 파격적인 어젠다 주도 능력이 강점이다.

물론 아직은 힐러리의 백악관행 가능성이 더 높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미 50개 주와 워싱턴DC 등 모두 51곳의 판세를 분석한 결과 “힐러리와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은 각각 76%, 24%”라며 “힐러리 패배 가능성은 미국프로농구(NBA) 선수가 자유투에 실패할 확률과 같다”고 전했다. 힐러리는 대의원 347명이 걸려 있는 28곳에서 우세를 보였고 트럼프는 대의원 191명이 걸려 있는 23개 주에서 승리가 예상됐다.


트럼프는 올랜도 게이클럽 총기 사건 등 위기상황에서 외교안보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며 대통령으로서 자질을 의심 받고 있고 ‘트럼프 대학’ 등 각종 사기 의혹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사실상 ‘트럼프 보이콧’에 들어간 당내 주류 지지를 확보해 공화당을 통합하지 못할 경우 본선 승리는 물 건너갈 가능성이 높다. 또 흑인·히스패닉 등 소수계의 반감을 극복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관련기사



트럼프에게 행운이라면 힐러리도 마찬가지로 역대 최악의 비호감 후보라는 점이다. 최근 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와 힐러리가 대선후보가 된 데 만족한다는 비율은 각각 40%에 그쳤다. 트럼프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자 가운데 55%나 “힐러리에게 반대하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좋아서 찍는 것이 아니라 싫어하는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한 투표가 된 것이다. 힐러리는 정치경력을 이용해 부를 쌓아올린 거만한 기득권층 이미지에다 이른바 ‘e메일 스캔들’ 등으로 신뢰도 추락 위기를 겪고 있다.

2115A02 힐러리 트럼프 지지율 추이2115A02 힐러리 트럼프 지지율 추이


실제 미 법무부의 e메일 스캔들 불기소 결정에 대한 유권자 반감에 역풍이 불면서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맹추격 중이다. 지난 17일 ABC뉴스와 워싱턴포스트(WP)가 발표한 공동 여론조사에서 힐러리 지지율은 47%로 트럼프(43%)를 앞섰지만 지난달 12%포인트 차이에 비해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14일 발표한 CBS뉴스와 NYT의 전국 여론조사에서는 각각 40%로 같았다.

더구나 힐러리는 전체 승부를 좌우하는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에서 역전당하며 본선 판세가 예측 불허의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최근 퀴니피액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힐러리는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에서 트럼프에 뒤졌고 오하이오에서는 동률을 기록해 민주당 캠프에 비상이 걸렸다. 1960년 이래 이들 3개 주 가운데 2곳에서 이기지 못한 후보는 대선에서도 항상 패배했다.

전반적으로 힐러리가 우세하지만 판세 요동에 박빙 승부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 때문에 최종 승자의 윤곽은 9월26일과 10월9ㆍ19일 등 세 차례에 걸친 TV토론 결과에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트럼프에 우호적인 러스트벨트(자유무역 여파로 쇠락한 공업지대)의 백인 유권자와 갈수록 유권자 파워가 커지는 히스패닉계 가운데 누가 더 결집력을 발휘하느냐도 변수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aily.com

최형욱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