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만 독립’을 지지하거나 중국의 심기를 거스르는 행동을 한 아시아 연예인들이 중국 네티즌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잇따라 사과한 가운데, 이번에는 바나나 137개를 한꺼번에 먹은 일본의 유명 유튜버가 중국 네티즌들로부터 엉뚱한 비난을 받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중화권 언론에 따르면 음식을 빨리 많이 먹기로 유명한 일본 유튜버 ‘키노시타 유카’는 최근 6kg 바나나 137개를 한꺼번에 먹는 동영상을 올린 후 중국 네티즌들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먹방으로 유명한 기노시타 유카는 과거 식빵 100조각, 3kg의 라면, 1만800㎈의 대형 피자 먹기 도전에 성공하며 165만 명의 구독자들을 거느리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그가 먹은 바나나가 필리핀산일 것이라며 137개의 바나나는 중국의 인구 13억 7,000만명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중국 누리꾼은 “이 민감한 시기에 필리핀 바나나 137개를 먹는 영상을 올린 것은 중국을 욕보이려는 것”이라며 “우리 중국인이 그렇게 비위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에 키노시타 팬들을 비롯한 대만, 홍콩 네티즌들이 댓글을 통해 중국 네티즌들과 격렬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한 기노시타 지지자는 “바나나 64개에서 멈췄다면 그것도 6·4 톈안먼(天安門) 사태에 대한 비판과 관련돼 있다고 말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또한 한 대만 네티즌은 “기노시타가 제1회 대(對) 중국 사과 대회에 참가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만에서는 중국 네티즌들로부터 비난을 받은 뒤 사과를 하는 최근의 현상에 대한 풍자로 ‘중국에 사과하기 대회’라는 패러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중국에서는 유튜브 접속이 차단돼 있다는 점에 주목, 중국의 관변 ‘댓글부대’가 기노시타 공격에 동원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댓글 한 건을 올릴 때마다 5마오(毛·85원)를 받는 것을 비하해 ‘우마오당’으로 불리는 이들 인터넷 여론부대는 전국에 1,000만명에 이르며 조직적으로 애국주의, 민족주의를 선동하는 글을 퍼뜨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중국 네티즌들은 한국의 걸그룹 트와이스 멤버 쯔위가 방송에서 대만국기를 흔들자 이를 강력하게 비난, 결국 사과 영상를 받아냈다. 또한 남중국해 분쟁에서 패소하자 윤아, 송승헌 등 중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한류 스타들에게까지 관련 입장을 표명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효정인턴기자 kacy95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