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이날 펴낸 보고서에서 현재 51조 달러인 세계 기업의 부채 규모가 오는 2020년까지 75조 달러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S&P는 이같이 부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이유를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완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일본은행(BOJ)을 필두로 중앙은행들이 경기 및 물가 부양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고 ·양적 완화를 시행하면서 투자처가 줄어들자 투자자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회사채에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같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회사채가 갑자기 터질 경우다. S&P는 올해 상반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100곳의 회사가 디폴트에 빠졌다고 지적하며 신용시장이 이미 조정에 들어갔다고 해석했다. S&P의 기본 시나리오는 실질성장률과 인플레이션율이 오를 경우로, 이 경우는 서서히 부실 기업이 무너져 시장이 정리될 것이라 내다봤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금융기관이 회사채를 한꺼번에 매도해 줄줄이 신용 시장에서 이탈하는 ‘크렉시트’가 발생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금융 시장의 붕괴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