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사드 철회하라" 성주 군민 서울역서 집회

2,000명 50대 버스 나눠타고 상경

성주군수 "대통령께 면담 요청"

침묵시위 후 20명 현장서 삭발식

21일 서울역광장에 모인 2,000여명의 경북 성주군민들이 사드 배치 반대 상경집회를 하고 있다. 이날 성주군민들은 외부인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파란 리본과 명찰을 달고 집회를 열었다.         /연합뉴스21일 서울역광장에 모인 2,000여명의 경북 성주군민들이 사드 배치 반대 상경집회를 하고 있다. 이날 성주군민들은 외부인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파란 리본과 명찰을 달고 집회를 열었다. /연합뉴스


“이 땅에 사드는 필요 없다.”


21일 오후2시 불볕더위로 달궈진 서울역 앞 광장. 50대의 버스에 나눠타고 상경한 2,000여명의 경북 성주군민을 대표한 김항곤 성주군수는 “누구보다 열렬하게 대통령을 지지한 주민의 충정을 몰라주고 지역 이기주의와 종북세력으로 매도하지 말라”면서 “대통령께서 한 번 만나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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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반대를 주장하는 사드배치철회투쟁위원회는 무엇보다 황교안 국무총리에 대한 계란 투척 사건으로 전문 시위꾼 개입 논란을 의식한 듯 군민에게 파란 리본과 명찰을 가슴에 달게 해 눈길을 끌었다. 파란 리본과 명찰을 달지 않은 이는 군민이 아닌 것으로 간주하고 행여 이들이 폭력을 선동하거나 충돌을 조장할 경우 경찰의 증거 수집 과정에서 구별되게 한다는 목적에서다. 이들은 또 학생들을 동원하지 않고 참외도 가져오지 않는 등 여론을 자극할 만한 행동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였고 자체적으로 250명의 질서요원도 배치했다. 집회가 폭력시위로 변질되면 사드 철회를 주장하는 군민의 뜻이 왜곡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안수 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책임자가 현장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고 책상 앞에서 결정을 내린 것은 소가 웃을 일”이라고 정부를 성토했다. 성주 초전면에 거주하는 손영숙(70)씨는 “후세들이 전자파에 노출된 유해하고 위험한 환경에서 살아가게 될 것 같아 안타깝다”며 “당장 손자들을 부르기도 겁난다”고 말했다. 침묵시위에 이어 군민 20명은 사드 배치에 항의하는 뜻에서 현장에서 삭발식을 했다. 외부인으로는 유일하게 강사로 초청된 이부영 민주평화복지포럼 상임대표(전 열린우리당 의장)는 연대사에서 “참외 농사를 제쳐놓고 상경한 성주군민의 처지를 생각하면 화가 난다”며 주민들을 다독였다. 행사 초반 일부 시민이 욕설과 함께 집회장 주변 경찰 배치에 항의하는 소동이 일었지만 질서요원들이 군민들에게 “눈길도 주지 말라”며 상황을 통제했고 경찰도 45개 중대 3,730명의 인력을 동원해 현장의 질서 유지를 유도했다. 집회는 오후4시께 종료됐고 군민들은 버스를 이용해 성주로 되돌아갔다. /권대경·박진용기자 kwon@sedaily.com

권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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