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무역수지 사상 첫 적자…완성차 업계에 中 경보

무섭게 경쟁력 키운 中

상반기 8% 성장 반면

국산 수출은 93% 급감

무역적자 200만달러로



국내 완성차 업계에 중국 경보가 발령됐다. 그동안 큰 폭의 흑자를 거두던 대(對)중국 완성차 무역수지가 올 들어 사상 처음 적자로 반전됐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지난 상반기 전년에 비해 8%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지만 1~5월 국내 완성차 수출은 93.7%나 급감했기 때문이다. 국내 업계의 현지생산 확대 등의 요인도 있지만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저가 차종을 중심으로 무섭게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더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자동차 분야에서도 ‘샤오미 돌풍’이 다가오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산업연구원은 21일 ‘자동차 산업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전환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올 1~5월 대중국 완성차 무역수지가 200만달러(약 23억원) 적자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대중 자동차 수출은 2011년 23억4,200만달러로 고점을 찍은 후 줄곧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2014년 17억9,500만달러에서 2015년에는 9억4,000만달러로 반 토막 났다. 특히 올 들어 5월까지 수출은 2,680만달러에 머물며 전년 동기 대비 93.7% 급감했다. 국내 5대 완성차 업체가 5개월 동안 중국에 수출한 차는 1,231대에 불과하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자동차의 국내 수입규모는 2,854만달러에 달했다. 미니밴과 소형트럭 등 경제성이 중시되는 상용차 중심으로 수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소형트럭은 1,100만원대로 국내 동급 차종 가격에 비해 70% 수준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10여년간 꾸준히 증가하던 중국의 자동차 수입은 지난해 처음으로 전년 대비 26.3%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5월에도 전년 동기에 비해 10.9% 줄었다. 이러한 수입감소는 중국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가 가장 큰 요인이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연구개발 투자와 대규모 설비 확장, 정책적 지원을 등에 업고 자국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 2014년 38%에 불과했던 중국 자국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41%로 한 해 만에 3%포인트나 높아졌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업체들이 저가 플랫폼을 개발해 가격은 합자 업체 제품의 50~60%를 유지하면서 품질은 비슷하게 높인 모델을 출시해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경기가 둔화되면서 고급 승용차를 선호하는 대도시 지역의 자동차 소비가 위축된 것도 대중 수출급감을 부채질한 요인이다. 김 연구위원은 “그동안 현대차의 경우 그랜저 등의 고급차가, 기아차는 카렌스 같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판매가 많았다”며 “경기둔화로 고급 승용차 수요가 줄었고 현지 업체의 저렴한 SUV 공급이 늘면서 우리 업체의 타격이 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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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업체들의 현지생산 증가도 수출감소의 원인이다. 현대·기아차의 현지 공장 생산량은 2010년 100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2014년에는 178만대까지 높아졌고 지난해도 170만대를 현지에서 생산했다. 올 1~5월 현대차의 대중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96.3% 줄었고 기아차 수출도 93.5% 급감했다. 다른 업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014년 3만5,000대를 수출했던 르노삼성은 최근 현지 합작법인인 ‘둥펑르노’를 만들면서 올 1~5월 401대로 추락했다. 김 연구위원은 “가격 경쟁력을 가진 중국 업체의 장점과 브랜드 가치가 뛰어난 일본·독일 상품을 뛰어넘기 위해 생산 시스템 전반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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