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의 한 미용용품점에서 일하던 70대 한인 부부가 도둑질을 하려던 13세 소녀에게 총격을 받아 중상을 입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세인트루이스 포스트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지난 19일 자녀가 운영하는 벨본타인 네이버스 지역의 미용용품점에서 가게 일을 돕다 붙임머리를 훔치려던 10대 소녀 2명을 붙잡았으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채 주의만 주고 소녀들을 돌려보냈다.
그러나 몇 시간 뒤 소녀들이 다시 가게를 찾았고 부부는 이번에는 경찰에 신고했다. 소녀들 중 한 명은 이전에 저지른 범죄로 영장이 발부돼있던 상태여서 경찰에 곧바로 체포됐고 나머지 한 명은 부부의 동의하에 풀려났다.
하지만 친구의 체포에 화가 난 소녀는 그날 오후 4시경 권총을 들고 다시 가게를 찾아 부부의 몸통에 총을 쏘고 달아났다.
총격을 당한 부부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현재 중태에 빠져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한인 부부의 신원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들은 서툰 영어 실력에도 자주 자녀의 가게 일을 도와준 것으로 알려졌다.
총격을 가한 소녀는 경찰이 공개 수배에 나서자 사건 발생 다음날인 20일 가족과 함께 경찰을 찾아 자수했다.
벨본타인 네이버스 경찰서장은 “한인 부부는 매우 관대한 사람들”이었다면서 “‘좋은 일을 해도 벌을 받지 않는 것이 아니다(No good deed goes unpunished)’라는 말이 여기에 딱 들어맞는 말”이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김영준인턴기자 gogunda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