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오던 기술들이 실현되는 등 과학기술의 발달은 우리의 생활모습을 크게 바꿔놓는다. 1985년에 개봉된 영화 ‘백 투 더 퓨처’는 타임머신을 타고 2015년의 미래로 간다는 설정을 하고 있다. 당시 영화 속에서 미래의 모습이라고 담겼던 영상통화나 벽걸이TV, 3D영화 등은 실제로 우리의 일상이 됐으며, 전자안경은 오히려 영화에서보다 지금이 더 발전한 기술이 됐다.
과학기술보다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우리의 생활모습을 바꿔 놓는 것도 있다. 인구구조의 변화가 그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저출산으로 인해 청년인구가 감소하고, 장수로 인해 고령인구는 증가하면서 인구구조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이로 인한 변화는 과학기술로 인한 변화처럼 즉각적이지는 않지만, 오히려 더 구조적인 차원에서 우리의 생활모습을 바꿔 놓을 것이 분명하다.
청년인구의 감소는 입시나 취업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쟁사회의 해체를 가져올 수도 있다. 통계청의 인구추계에 따르면 멀지 않은 미래인 2020년이면 대입정원이 입시인원을 초과해 모든 학생이 대학에 진학할 것으로 보인다. 또 2030년이면 청년층의 경제활동인구가 현재의 청년 취업인구보다 적어져 역시 숫자상으로는 청년 일자리가 남게 된다. 다양한 요인을 감안해야겠지만, 청년인구의 감소라는 절대적이고 확실한 요인으로 인해 ‘경쟁의 완화’라는 큰 흐름이 만들어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노령인구의 증가는 ‘제2의 인생’을 더 이상 특별하거나 유별난 사람의 것이 아닌 모든 이의 것으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 인생이 매우 자연스럽고 당연한 사회현상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또 청년들의 취업경쟁이 완화되는 것과 달리 고령자 인구가 폭증하면서 이들간의 취업경쟁은 오히려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노령인구의 증가로 인한 사회모습의 변화는 그 것이 어떤 양상으로 진행되든 우리들이 반드시 겪게 될 변화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따라서 미리부터 이를 준비해야 한다. 두 번째 인생은 나를 위한 인생이 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첫 번째 인생은 이런저런 상황상 어쩔 수 없이 나의 꿈을 실현하기 쉽지 않은 인생이었다면 두 번째 인생은 나를 위해 살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인생을 또 한번 사는 것이니만큼 하루 아침에 뚝딱 준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래 준비기간과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더불어 제 2의 인생을 가능케 할 재무적 준비 역시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재무적 준비가 되지 않을 때 두 번째 인생 역시 내 의지대로 살아가기 힘들 수 있다. 생계가 해결되지 않으며 무작정 아무 일이나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두 번째 인생마저 내 의지와는 다르게 흐르게 된다. 젊은 시절의 소득을 연금 등을 통해 제 2의 인생을 위해 남겨놓아야 한다. 나라와 회사에서 알아서 챙겨주는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도 평소 잘 관리하고, 더불어 개인연금도 자발적으로 준비함으로써 경제적 걱정없이 은퇴 후 인생을 온전히 내 의지대로 살아 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서동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