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시내면세점 주차장 설치 의무화 '주차장법' 시행됐지만...민원 쏟아지는 사후면세점엔 '무용지물'

증축 등 건축행위 동반때만 적용

기존 면세점엔 소급적용 불가능

특허심사도 안받는 사후면세점

주차장 설치 규제 사실상 막혀

국세청 과세자료 비밀유지에

지자체는 위치조차 파악 못해

상위 법령 개정 등 해법 모색 시급

지난 11일 서울시 마포구 사후면세점 공사현장에서 염리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학생들의 안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박윤선기자지난 11일 서울시 마포구 사후면세점 공사현장에서 염리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학생들의 안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박윤선기자




22일 서울 명동 신세계 면세점 앞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러 관광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윤경환기자22일 서울 명동 신세계 면세점 앞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러 관광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윤경환기자


22일 서울 명동 신세계 면세점 앞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러 관광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윤경환기자22일 서울 명동 신세계 면세점 앞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러 관광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윤경환기자


22일 서울 명동 신세계 면세점 앞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러 관광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윤경환기자22일 서울 명동 신세계 면세점 앞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러 관광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윤경환기자


시내면세점 주차장 설치 의무화를 규정한 주차장법 시행령이 시행됐지만 정작 민원이 쏟아지고 있는 사후면세점은 여전히 손을 댈 수 없어 주택가 불법 주차와 해외관광객 추태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은 전혀 해소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서울시 등 각 지자체는 사후면세점 위치조차 파악하지 못해 최소한의 규제도 마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9일 국토교통부는 각 지자체들이 호텔·면세점 등 관광객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의 주차장 설치기준을 조례를 통해 자체적으로 강화할 수 있도록 ‘주차장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20일부터 시행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태운 관광버스들이 면세점 앞 도로에 불법주차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방편이다.

그러나 이 시행령은 건축물을 호텔·면세점 등으로 용도 변경·신축·증축하는 별도의 건축행위가 동반돼야만 적용할 수 있어 기존 면세점에는 소급 적용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시행령이 시행되고 지자체가 주차장 설치기준을 강화하더라도 별다른 건축행위 없이 영업을 지속한다면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지역의 불법 주차 문제는 어쩔 수 없다는 얘기다.


그나마 시내면세점은 특허를 다시 받는 5년 뒤 강화된 주차장 기준을 강제할 수 있다. 하지만 한번 신고를 하면 사업을 접을 때까지 반영구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존 사후면세점은 이번 개정안이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시내 사후면세점 수는 1,684개로 3년 만에 4배 증가했고, 외국인 관광객 대상의 부가세 즉시환급제를 도입한 올들어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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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면세점이 주택가와 스쿨존에까지 침범해 불법주차·흡연·소음·노상방뇨 등의 문제를 야기하는데도 담당 기관들은 뒷짐만 지고 있어 서대문·마포구를 중심으로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국토부 도시광역교통과 관계자는 “아무런 건축 변경 행위 없이 이미 영업하는 면세점에까지 법을 소급 적용하는 것은 아무래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지자체가 어린이 보호구역 등 별도 지역을 지정해 해당 구역 건물에 주차 규제를 적용하는 방법도 현 법령상으로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심지어 서울시 등 각 지자체는 국세청의 과세자료 비밀유지 의무 규정으로 인해 개별 사후면세점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세청은 현재 사후면세점 총 개수만 공개하고 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사후면세점 민원은 많은데 각각 어디에 있는지 해당 기관으로부터 리스트를 받을 수 없어 기초 데이터도 없는 상태”라며 “어린이 보호구역 등 문제 구역이나 기존 업체들을 규제하려면 주차장법 시행령 개정과는 별도의 상위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고 답답해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우리는 법령대로 허가만 내주는 기관이므로 주차 문제는 지자체에서 사업자, 지역 주민과 함께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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