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경찰이 26일(현지시간) 이슬람국가(IS)의 성당 테러 사건이 발생한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 셍테티엔뒤루브레의 시청 앞에서 주변을 살피고 있다./노르망디=AFP연합뉴스프랑스가 또다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테러의 표적이 됐다. 26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 지방의 한 가톨릭 성당에서 IS를 자처한 괴한들이 인질극을 벌이다 신부 한 명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신도 한 명에게 부상을 입힌 사건이 벌어졌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괴한들을 사살하면서 인질극은 단시간에 종료됐지만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니스 트럭 테러가 발생한 지 불과 12일 만에, 그것도 미사를 진행 중이던 성당에서 또다시 IS와 연계된 테러가 자행됐다는 소식에 프랑스는 물론 서구 사회는 분노에 휩싸였다.
CNN 등 외신들은 이날 오전 괴한 2명이 노르망디 루앙시 인근 셍테티엔뒤루브레의 한 성당에 잠입해 오전 미사를 진행 중이던 주임신부 자크 아멜(84)과 수녀 2명, 신도 2명 등 5명을 인질로 잡았다고 전했다. 이들은 인질극 도중 아멜 신부의 목을 베 살해했으며 신도 한 명도 중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범인의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현장을 방문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 사건이 IS에 의한 테러 공격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테러 공격”이라며 “가톨릭이 공격당했으나 이는 프랑스 대중 모두와 관계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텔레그래프지는 경찰 관계자를 인용, 괴한들이 신부를 살해하기 직전 “다에시(Daesh·IS의 아랍어)”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IS도 선전 매체를 통해 “프랑스 성당에서 IS 전사들이 공격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IS가 서구의 종교시설을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에는 IS와 연계된 알제리 학생이 파리 근교 성당에서 테러를 저지르려다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하지만 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던 성직자가 IS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점에서 서구 사회의 충격은 크다. 장피에르 라파랭 전 프랑스 총리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포스럽다. 모든 것은 종교전쟁을 촉발하기 위한 행위”라고 말했다.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야만스러운 살해 행위”에 경악했으며 어떤 형태의 증오도 가장 강력하게 비난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특히 프랑스가 지난 18개월 사이 세 차례나 IS 연계 세력의 대규모 테러의 희생이 되면서 정부가 테러 경계를 어느 때보다 강화한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올랑드 정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는 지난해 11월 파리 동시 다발 테러 이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으나 이달 14일 니스의 트럭 테러로 또다시 수많은 사상자가 나오면서 테러 비상이 걸린 상태였다.
한편 CNN에 따르면 IS가 2014년 6월 국가 수립을 선포한 후 지난 2년간 세계 29개 국가에서 저지른 143차례의 테러로 지금까지 2,04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IS 테러의 주요 무대는 중동과 북아프리카로 이 두 지역에서만 82건의 테러가 일어났으나 유럽을 공격한 테러도 18건에 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