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깨끗할 겁니다. 미래를 함께 만들어나갑시다.”
2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 알바틴공항에 도착한 베르트랑 피카르 ‘솔라임펄스2’ 조종사는 이같이 말했다. 태양광 비행기로는 처음으로 세계일주에 도전했던 솔라임펄스2가 16개월 동안의 여정을 마친 순간이다.
26일 AP통신에 따르면 솔라임펄스2는 지난해 3월 일주를 시작했던 알바틴공항에 이날 오전4시께 착륙했다. 친환경발전의 가능성을 시험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비행기는 아시아·북아메리카·유럽·아프리카 등 4개 대륙과 태평양·대서양 등 총 4만㎞를 가로질렀다.
태양광발전만으로 비행하는 솔라임펄스2는 차세대 항공기로 주목되고 있다. 낮에는 72m에 달하는 날개 위에 장착된 태양광 전지판에서 전력을 생산하고 밤에는 낮 동안 저장한 전력으로 비행한다. 비행속력은 평균 시속 80㎞, 최대 140㎞이며 한번에 5~6일 동안 8,183㎞를 날 수 있다.
솔라임펄스2의 여정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지난해 5월31일 중국 난징에서 출발해 동해를 지난 뒤 악천후를 만나 일본 나고야에 예정에도 없던 비상착륙을 감행했으며 일본에서 하와이로 가는 동안에는 배터리와 엔진 과열로 고장이 나 9개월 동안 수리를 받아야 했다. 애초 5개월로 예정된 비행이 길어진 이유다. 아직 탑승인원이 조종사 한 명으로 제한된 점도 개선 사항 중 하나로 꼽힌다.
뉴욕타임스(NYT)는 “에너지 소비를 줄여 인류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며 “역사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비행 종료를 앞둔 피카르 조종사에게 “오늘은 인류에게 역사적인 날”이라며 “당신의 용기에 깊은 감탄과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