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롯데케미칼 검찰 수사 등 겹악재 뚫고 사상 최대 실적

2Q 영업익 6,939억원

1년만에 다시 쓴 신기록

저유가·좋은 시황 덕분

하반기 실적 분위기도 좋아

롯데케미칼이 세계적 저유가 기조와 견조한 화학 제품 시황에 힘 입어 올해 2·4분기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총수 일가의 비자금 의혹에 대해 검찰이 강도높은 수사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낸 성과라 더욱 값지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4분기 매출액 3조4,411억원, 영업이익 6,939억원을 거둬들였다고 28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3% 올랐다. 특히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8.5% 증가하면서 지난해 2·4분기에 세웠던 분기 기준 신기록(영업이익 6,398억원)을 1년만에 갈아치웠다.

롯데케미칼은 올들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선에서 오르지 못하고 머뭇거리는데다 주요 제품의 전세계 공급이 하방 압력을 받으면서 지난 해에 이은 호황을 만끽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일상 생활이나 건설 현장서 많이 쓰이는 합성수지(PE·PP)·에틸렌글리콜(MEG)·스타이렌 모노머(SM)·부타디엔(BD)·파라자일렌(PX) 같은 범용 석유화학 제품을 만든다. 원료(원유)를 사오는 비용은 낮아지고 판매가는 오르니 자연스레 마진이 크게 발생하는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2·4분기는 여수 공장의 정기보수로 가동률이 제한적이었지만 주요 시장에서 MEG 등의 공급이 감소하고 판매가 늘면서 높은 수익성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 롯데가 삼성의 화학 계열사 3곳(삼성정밀화학·삼성BP화학·삼성SDI케미칼사업부)을 인수한 전략도 빛을 발했다. 롯데케미칼이 지분 90%를 보유한 롯데첨단소재(옛 삼성SDI케미칼사업부)는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 등에서 견조한 수익을 올렸다고 롯데케미칼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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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업계는 올 하반기에도 롯데케미칼이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관측하는 분위기다. 유가가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적고 중국 등지의 신규 석유화학 설비 완공 시점이 점차 뒤로 미뤄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역대 최고 연간 영업이익인 1조6,111억원을 올렸던 이 회사가 또 한 번 신기록을 수립할 수 있다는 얘기다.

롯데케미칼 안팎에선 검찰의 강도높은 수사로 회사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실적이나마 호조세를 거듭하면서 안도하는 분위기다. 검찰은 신 회장이 애정을 갖고 키운 롯데케미칼이 일본 롯데물산 같은 계열사와 연결돼 총수 일가의 핵심 비자금 창구역할을 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르면 이달 말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예정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 회장도 출국금치 조치를 받았다. 롯데케미칼은 비자금 의혹이 불거지며 미국 석유화학 회사 액시올을 인수하려던 계획도 지난달 접어야 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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