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교관들이 해외에서 북한이 저지른 각종 불법행위를 폭로한 해외 언론사들을 찾아가 ‘더러운 기사’라며 소란을 피우고 협박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29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현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이 “지난 6월 15일 아프리카 내 북한병원의 불법실태를 폭로한 민주콩고의 일간지 롭세르바퇴르에 북한대사관 관계자들이 몰려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하겠다며 협박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에 앞서) 5월 2일에는 적도기니 내에 북한 수용소가 있다는 기사를 보도한 민주콩고 일간지 르포텅시엘 사무실에 현지 북한 대사관 소속 조영남 참사와 최명훈 서기관이 들이닥쳐 기사출처를 대라며 난동을 벌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 남아프리카 주재 김창렵 북한 대사는 지난 17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유력 일간지 데일리마베릭에 “우리나라의 운명이자 미래인 최고지도자를 비난한 ‘더러운 기사(dirty articles)’를 절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항의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데일리마베릭은 지난 12일 아프리카 남부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코뿔소 뿔 밀수에 남아공 주재 북한 외교관이 연관돼 있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지난달 7일 탄자니아에서는 북한병원의 불법운영 실태를 보도한 현지 일간지 사무실에 북한의사 등 4명이 들이닥친 일도 있었다. 이들은 전날 보도된 탄자니아 일간지 시티즌의 기사 내용 가운데 ‘깡패병원(rogue clinic)’이라는 표현을 문제 삼아 거칠게 항의하면서 소란을 피웠다.
북한은 현지 언론을 통해 자국 체제를 홍보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8일 아프리카 앙골라의 김현일 북한 대사가 앙골라의 유력 통신사인 ANGOP를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 체제를 홍보하기 위한 목적의 취재 및 보도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RFA는 “북한과 우호적인 나라들마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국제사회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과 각종 대북제재로 부담을 느끼고 있는데도, 북한은 애꿎은 언론사에 분풀이하면서 체제선전에만 이용하려 애쓰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