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금감원 '은행 해외점포 현지화 평가제' 수술… 밀집지역 진출 땐 등급↓

새시장 개척 유도 위해 개선… 평가 5등급서 15등급으로


내년부터 중국·미국 등 국내 은행 점포가 밀집한 해외 지역에 점포를 새로 내는 은행은 금융당국의 해외 역량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 대신 새로운 국가에 처음 진출하는 경우에는 한 단계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19일 '은행 해외 점포 현지화 평가제도 개선안'을 내놓고 평가 방식 및 활용 방침을 전면적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지난 2008년 10월 국내 은행 해외 점포들의 현지 밀착 경영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으며 각 은행 해외 점포의 현지 직원·고객·자금운용·차입금·예수금 수준과 본점의 국제화 수준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등급을 산출해왔다. 하지만 현행 평가 방식이 계량 평가 위주로 획일적으로 진행되고 현지 점포의 특수한 사정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일부 평가 지표를 신설하거나 폐지하기로 결정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제도 개선안에 따라 우선 평가 등급 구간이 현행 5등급에서 15등급으로 세분화된다. 또 국내 은행의 새 시장 개척을 유도하기 위해 국내 은행 일곱 곳 이상이 점포를 낸 지역에 새로 진출하는 은행에 대해서는 종합 평가 등급을 한 단계 강등한다. 베트남의 경우에도 현재 국내은행 다섯 곳이 진출해 있어 조만간 등급 강등의 불이익을 받는 국내 은행 밀집지역으로 분류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국내 은행이 영업하지 않고 있는 지역에 첫 번째 점포를 내는 은행은 종합평가등급이 한 등급 올라간다. 현지 간부 직원 비율과 현지 예수금 비율이 높을 경우에도 더 높은 점수를 받게 된다. 더불어 금감원은 각 은행의 해외 점포와 국내 본점 평가 비중을 현행 7대3에서 5대5로 바꿔 본점의 글로벌 업무 역량에 대한 평가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금감원은 이처럼 등급 산출 방식의 실효성을 높이는 대신 평가 결과는 내년부터 대외 공표하지 않기로 했다. 줄세우기 식 평가 결과 공개가 은행들에 해외 진출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또한 금융위의 은행 혁신성 평가 점수 항목으로도 활용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올 상반기 국내 은행 해외 점포 현지화 평가 결과 현재 국내 은행의 해외 점포 수는 163개로 집계됐으며 종합 등급은 5등급 중 2등급이었다. 지표별로는 현지 고객 비율과 현지 자금운용 비율, 글로벌 업무역량 등 대부분 개선되는 추세를 나타냈다. 특히 은행 전체 자산·수익·인원 중에서 해외 점포가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초국적화 지수는 처음으로 6%대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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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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