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찜통 통학버스에 8시간 가까이 갇혀 4세 아동이 의식 불명 상태에 빠진 것과 관련, 경찰이 유치원 관계자 2명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광주지방경찰청은 유치원 통학버스에 최모(4)군을 8시간 동안 폭염속에 무관심으로 방치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린 혐의(업무상과실치상)로 인솔교사 정모 씨(28·여)와 운전사 임모 씨(51)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유치원 원장 박모 씨(51·여) 등 2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임 씨 등 4명은 지난달 29일 오전 9시 10분부터 같은 날 오후 4시 42분까지 7시간 반 동안 광주 광산구의 도로에 주차된 유치원 통학버스에 최 군을 방치해 의식불명에 빠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인솔교사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제일 마지막으로 탑승한 최 군의 안전벨트를 매어준 뒤 유치원에 도착하자 먼저 내려 아동들을 챙겼다”며 “통학버스 내부를 슬쩍 살펴봤지만 인기척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운전사 임씨는 “인솔교사가 내부를 확인한 것으로 생각했고 차량 외부 세차를 했으나 선팅이 짙어 최 군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원장 박 씨는 “방학이라 출석하지 않은 아동들이 많아 제대로 석점검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최 군은 낮 최고 기온이 35.3도를 기록한 폭염 속에 8시간 가까이 방치돼 체온이 42도에 달하는 등 열사병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아직까지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사고 당일 통학버스에 탑승했던 아동 6명을 상대로 부모가 참석한 상태에서 당시 상황을 청취한 결과 유치원 관계자들의 자백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최군이 폭염 속에서 통학버스에 갇혀 의식불명 상태가 된 것을 입증하기 위해 사고 당시 차량 내부 최고온도를 측정하는 3차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