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업계

내실 다지기·수주 다변화·선택과 집중…DNA를 바꾸는 건설사

저유가로 인한 중동 발주처의 발주량 급감은 고스란히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해외수주액은 15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0%에 그쳤으며 특히 전통적인 수주 텃밭인 중동이 47억 달러로 32%, 아시아가 69억 달러로 47% 급감했다.

국내로 눈을 돌려봐도 상황은 썩 좋지 않다. 공공과 민간부문의 동반 부진의 그늘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 5월 기준 국내 건설 수주액은 10조 9,717억원으로 전년 대비 29.2%, 전달(12조 303억원)보다도 8.8% 줄었다.


하반기 들어서도 상황이 개선될 여지는 별로 없어 보인다. 건설산업연구원은 하반기 민간부문의 수주액이 89조 5,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1% 감소하고, 공공부문 역시 39조 5,000억원으로 11.6%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 때문에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위기’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국내 건설사들은 이를 새로운 도약과 성장의 기회로 삼아 내일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

위기의 시대, 국내 건설사들이 위기 대응 전략은 ‘내실 추구’와 ‘신성장 동력 확보’로 요약된다.


지난 2~3년 간 업계 안팎에 불어닥친 수익성 악화라는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분별한 외형 확대 경쟁을 지양하고, 잘 할 수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내실을 다지는 기회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사업성 검토 조직을 강화하고, 제안형 개발사업 등 새로운 유형의 사업 방식을 발굴해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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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업계의 맏형인 현대건설은 플랜트와 중동이라는 거대한 틀에 박혀있던 사업 구조를 바꿔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찾는 한편 중동 중심의 수주 전략을 바꿔 중남미와 터키 등 신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여기에 수주심의위원회를 강화하고 원가 절감 노력을 통해 체질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경쟁력 있는 시장에 집중하는 ‘Right Market’, 양질의 수주를 선별하는 ‘Right Product’ 전략 아래 내실화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잘 할 수 있는 시장과 상품’에 집중하고 있다. 침체 된 중동을 대신해 동남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양질의 프로젝트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상품별로 특정 지역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예상치 못한 ‘리스크(위험)’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고, 안전과 컴플라이언스를 성장 전략의 기본 DNA로 삼는 것을 최우선하겠다는 방침이다.

GS건설 역시 기존 텃밭인 중동과 동남아 등을 넘어 남미·아프리카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강점인 정유·석유화학 부문을 주력으로 토건 분야의 신시장을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대림산업은 민자발전사업(IPP) 등 디벨로퍼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뜻을 세웠다. 프로젝트 발굴과 기획, 지분 투자, 금융 조달, 건설, 운영, 관리까지 전 프로세스를 아우르는 ‘토탈 솔루션(Total Solution)’ 제공이 그것이다.

SK건설도 SK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프로젝트 기획부터 개발과 운영까지 모든 과정을 종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종합개발사업 역량을 보유한 건설사로 발돋움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최대 건설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역시 경영혁신에서 더 나아가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기업과 지역의 동반 성장을 강조하고 나섰다. 민간에게 토지를 공급하고 수많은 재원을 들여 임대주택을 짓는 예전의 방식이 아니라 민간 자본을 활용하는 한편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지역개발 사업에도 매진하기로 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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