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농협금융 상반기 순손실 2,000억 넘었다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로 농협금융지주가 상반기 2,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상반기 조선·해운업에 대한 충당금을 대거 반영해 연간으로는 소폭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금융은 2·4분기 2,907억원의 순손실을 포함해 상반기 당기순손실 2,013억원을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 34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충당금 영향으로 적자폭이 대폭 커졌다. 명칭사용료로 부담 전 순손실은 592억원이다. 명칭사용료는 농협의 자회사가 농업인 지원을 위해 농협중앙회에 분기마다 납부하는 분담금이다.

주력 계열사인 농협은행은 2·4분기 3,612억원의 손실을 포함해 상반기 3,29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자이익 등 개인영업에서는 호실적을 올렸으나 이 이익을 조선 ·해운업 등 취약 업종 충당금으로 쏟아부었다. 이자이익 2조1,419억원, 비이자이익 1,37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2.4%, 21.5% 늘었다.


농협은행은 상반기 1조3,589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STX조선해양 4,398억원, STX중공업 1,138억원, 창명해운 2,990억원 등 조선·해운업 충당금이 1조2,000억원대로 90% 이상을 차지했다. 예년 상반기 충당금 규모가 통상 5,000억원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빅배스를 단행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빅배스는 경영진 교체 등의 시기에 잠재부실을 모두 털어내는 회계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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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당금 적립 효과로 건전성 지표는 개선됐다. 6월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말보다 0.45%포인트 떨어진 1.82%(추정치), 대손충당금적립률도 같은 기간 14.23%포인트 상승한 99.88%로 100%에 육박했다.

농협은행은 상반기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이후 충당금 부담이 한결 해소됐다는 입장이다. 다만 1조4,183억원의 익스포저를 갖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복병으로 남아 있다. 농협은행은 대우조선 여신을 요주의로 분류 692억원의 충당금을 쌓아놓은 상태다.

그러나 농협금융 관계자는 “STX조선·대우조선 등 해운·조선업 익스포저가 많은 기업에 대해 대부분 상반기에 충당금으로 반영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예년 수준보다 적은 4,200억원 정도의 충당금만 쌓으면 될 것”이라며 “연간으로 소폭 흑자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생명은 상반기 787억원, 농협손해보험도 220억원의 순이익을 내 증가세를 보였으나 NH투자증권은 1,31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18.9% 감소했다. NH-Amundi자산운용(68억원), NH농협캐피탈(138억원), NH저축은행(89억원)도 각각 순이익을 올렸다.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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