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병원 안가도 아픈데 고쳐주네… 세상 좋아졌구먼"

서산 효담요양원 '원격의료 현장' 가보니

영상기기로 환부 찍어 보내면 화면 속 의사가 실시간 진료

거동 불편해 3~4명 도움받아 2시간 걸리던 병원행 사라져

"아플때마다 치료 받으니 좋네"…복지부 원격 의료사업 확대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충남 서산효담요양원에서 윤건호(왼쪽) 보건산업진흥원 연구개발(R&D) 진흥본부장의 설명을 들으며 원격의료 시연을 참관하고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 등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원격의료 서비스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산=연합뉴스박근혜 대통령이 4일 충남 서산효담요양원에서 윤건호(왼쪽) 보건산업진흥원 연구개발(R&D) 진흥본부장의 설명을 들으며 원격의료 시연을 참관하고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 등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원격의료 서비스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산=연합뉴스




“환자분 등 쪽의 피부발진은 덥고 습해서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도록 해주시고 마사지를 해주세요. 실내 온도는 에어컨을 켜 조금 낮춰주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모니터 너머의 의사는 간호사가 치매와 고혈압 등을 앓고 있는 최용해(81·여)씨의 등 부위를 촬영해 보내는 실시간 영상을 보며 진료했다.

간호사는 최씨의 현재 혈압치도 바로 측정해 이전에 잰 데이터와 함께 의사에게 보냈다. 휠체어 등을 이용해 이동이 가능한 환자들을 대상으로는 요양원 한쪽에 마련된 ‘원격의료실’에서 진료가 이뤄졌다. 간호사가 관절염으로 고통받고 있는 유정순(82·여)씨의 무릎을 영상기기로 찍어 보여주자 의사는 열감·붓기가 있는지를 물어본 뒤 간호사에게 물리치료를 당부했다.

지난 1일 찾은 충청남도 서산효담요양원에서는 원격의료가 한창이었다. 요양원의 촉탁의를 맡은 서산 시내 의원의 한 의사는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을 각각 10여분의 시간 동안 정성 들여 보살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5월 이 요양원에서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최씨는 직원 3∼4명의 도움을 받아 차로 30분 정도 이동해 의원에서 진료를 받아야만 했다. 의원 대기 시간과 요양원으로 돌아오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10분이 채 안 되는 진료를 위해 2시간 이상을 들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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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양혁 효담요양원장은 “인근 의원의 진료실이 2∼3층에 있는데 엘리베이터가 없어 환자를 업고 올라가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며 “노인들의 경우 면역력도 약해 의원에서 감염에 노출될 위험도 컸었다”고 전했다. 정혜선 간호관리부장은 “노인들이 종전에는 한 달에 1∼2회 받을 수 있었던 의료서비스를 이제는 증상이 있을 때마다 수시로 받을 수 있게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복지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노인요양시설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본격 확대한다. 기존 시범사업 대상은 전국 6곳이었다.

권덕철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인천과 충남의 노인요양시설 6개소를 대상으로 지난해 4월부터 시범사업을 한 결과 시설 입소 노인들의 의료 접근성이 크게 향상됐다”며 “올 하반기부터 70인 이상의 요양시설(680개소)에서 신청을 받아 의사(촉탁의)와 의료인(요양시설 간호사) 간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도서벽지·군부대·원양선박·교정시설, 농어촌 응급실 등 의료취약지를 대상으로 한 원격의료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한 원격의료 시범사업은 오는 10월부터 착수하고 앞으로 페루·필리핀·몽골 등 3개국 현지 원격의료 시범사업도 본격 실시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시범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의료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20대 국회에 제출된 개정안은 주요 의료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산=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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