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서울경제TV] 韓 투자환경, ‘빨리빨리’ 좋지만 정책투명도는 ‘별로’



[앵커]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한국은 어떤 투자처일까요. 코트라에서 주요국 투자환경을 비교한 보고서를 냈는데요. 한국의 빠른 행정처리 속도와 낮은 세율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요소지만, 낮은 인구성장률과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정책 투명도 등은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보경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한국의 투자환경,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시장환경과 경영환경은 대체로 좋은 반면 시장 성장성과 투자정책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6 주요국 투자환경 비교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시장은 구매력과 경제성장률, 그리고 지역 통합성이 높아 외국인 투자자에게 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의 구매력 기준 1인당 GDP는 3만6,520달러로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프랑스나 일본과 엇비슷한 수준입니다. 한국인의 구매력이 높다는 것은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와서 물건을 팔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또 지난 4년간 경제성장률 역시 우수한 편입니다. 2012∼2015년 한국의 GDP 실질성장률은 2.36%로, 미국, 일본, 영국 등 제자리걸음을 한 선진국에 비하면 양호했습니다.

지역통합성은 유럽연합(EU)으로 묶여있는 유럽에는 못 미쳤지만, 적극적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을 통해 개발도상국보다는 우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경영환경은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특히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로 인해 경영환경이 굉장히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한국은 기업활동 평가에서 83.88점을 받아 전체 33개국 중 싱가포르에 이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낮은 실질세율과 빠른 행정처리, 그리고 우수한 인프라가 외국 기업이 한국에서 경영활동을 할 때 드는 실질적 비용을 낮춰준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은 법인설립이나 건축인·허가 등 기업활동에 필수적인 행정절차를 처리하는 속도가 다른 나라보다 월등히 빠르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법인설립 소요시간은 평균 4일로, 전체 5위를 차지했고, 건축인·허가 소요기간도 28일로 싱가포르(26일)를 제외하면 가장 빨랐습니다. 특히 서류심사 기간은 최단인 1시간에 불과했습니다.


기업에 부과하는 세금이 낮은 수준이라 상대적으로 많은 이윤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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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총이익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3.2%로 선진국 중에서는 캐나다(21.1%), 아일랜드(25.9%), 영국(32.0%)을 빼면 가장 낮았습니다. 개발도상국과 비교해도 대표적인 신흥시장인 중국(67.8%), 브라질(69.2%)의 절반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이외에도 기업청산 시 채권회수율이 83.6%로 높은 점 등이 장점으로 꼽혔습니다.

[앵커]

‘빨리빨리’ 문화가 외국인 투자에 도움이 되는군요. 그렇다면 좀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은 어떤 부분 인가요.

[기자]

네. 우선 좀 전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씀드렸던 경영환경과 시장환경에서도 개선할 점이 있었는데요.

우선 경영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 정책 투명도와 지적재산권 보호 수준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한국의 정책 투명도는 3.25점(10점 만점)으로 전체 33개국 중 하위 6위에 머물렀습니다.

보고서는 “정책 투명도와 지적재산권보호는 투자자 및 투자자의 재산 보호와 관련이 있다”며 “이를 보다 향상해 투자가들에게 안전한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시장환경에서는 한국 내부적으로도 큰 사회 문제인 낮은 인구성장률이 걸림돌로 작용했습니다. 현재 한국의 인구수는 적지 않은 수준이지만, 성장률이 워낙 더딘 탓에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정체된 시장’으로 평가될 소지가 큽니다.

우리나라 인구성장률은 0.14%로 개도국 중에서는 러시아(-0.60%) 다음으로 낮았고, 선진국과 비교해도 하위권 수준이었습니다.

[앵커]

이밖에 투자정책 부분은 외국인 투자의 걸림돌로 평가됐다고요.



[기자]

네. 이 보고서는 우리 투자환경의 미흡한 점도 냉정하게 평가했습니다.

가장 아쉬운 부문은 투자정책 분야였습니다. 우리나라는 근래 적극적으로 투자협정국을 늘리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유럽에 비하면 체결된 투자협정의 수가 적은 편입니다.

한국의 양자 간 투자협정 체결국은 85개국, 통상협정 체결국은 선진국과 비교해 하위권에 속했는데요. 투자협정은 해당 국가 투자자의 보호와 직결돼 있어서 투자협정 수가 적다는 것은 외국인이 투자를 꺼리는 결정적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외국인 투자자에 조세감면, 현금지원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인센티브 매력도는 5.71점으로 미국(7.03점), 영국(7.02점) 등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앵커]

네. 외국인 투자유치를 원하는 기관들이 투자환경 개선과제를 발굴하는데 이 보고서가 도움되겠네요. 오늘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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