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가솔린차 거침없는 질주...디젤차 주도 수입차시장 판도 바뀌나

지난달 가솔린 비중 40%로 역대 최고 수준 치솟아

폭스바겐 사태로 디젤은 70%서 53%로 곤두박질

"인식 안좋고 인증 어렵다"...디젤모델 출시도 줄어

도요타 캠리도요타 캠리






연이은 폭스바겐 스캔들로 디젤차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면서 지난달 수입 가솔린차 비중이 약 40%까지 치솟았다. 지난 한해 전체 수입차 판매량에서 가솔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27%였던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증가세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가솔린차의 약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디젤차가 이끌어온 국내 수입차 시장이 큰 변화를 맞이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캐딜락 CTS캐딜락 CTS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연료별 판매량은 디젤 8,286대(52.7%), 가솔린 6,246대(39.7%), 하이브리드 1,181대(7.5%), 전기 17대(0.1%)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인증 서류 조작으로 인한 판매 정지 처분,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등 악재가 겹치며 수입차 판매량 전체가 줄었다. 하지만 이 틈을 타 가솔린차 비중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지난해 7월 디젤차 비중은 70% 가까웠지만 지난달에는 53%까지 그 비중은 하락했다.


디젤차 비중이 하락한 이유는 디젤차를 앞세워 판매를 이어가던 독일브랜드의 판매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66.9% 점유율을 보였단 독일 브랜드는 지난달 58%로 비중이 감소했다. 1~7월 판매량도 지난해 68.5%에서 올해 63.4%로 줄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로 경유차에 대한 인식이 나빠진데다 정부의 인증도 까다로워지면서 디젤 모델이 줄어든 탓도 있다”고 분석했다.

혼다 어코드혼다 어코드


경유차에 대한 인증이 까다로워지면서 수입차 브랜드들의 디젤 모델 출시가 크게 줄었다. 아우디는 지난 5월 9세대 ‘뉴 아우디 A4’를 출시했지만 아직까지도 디젤 모델을 내놓지 않고 있다. 디젤 대신 가솔린을 찾는 고객이 늘면서 A4는 지난달 319대나 국내 시장에서 판매됐다. 400여대까지 7월 판매량이 추락한 폭스바겐에 비해 아우디는 A4 가솔린 덕분에 그나마 월간 판매량이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메르세데스벤츠도 5월에 신형 E클래스를 출시하면서 가솔린 모델 4종만 국내에서 판매 중이다. E클래스 모델 중 가장 많이 팔리는 디젤 모델인 E 220d에 대한 인증이 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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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가솔린 차량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는 일본·미국 브랜드도 디젤차가 주춤한 틈을 타 판매가 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ATS·CTS 등 가솔린 차량만 판매하는 캐딜락은 지난달까지 국내 시장에서 454대를 팔며 전년 대비 14% 판매 실적이 개선됐다.

내연기관차 대신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도요타가 국내에서 판매하는 차량 가운데 하이브리드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 상반기에 처음으로 절반을 넘긴 것도 눈길을 끈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등 내연기관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대되는 대신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도요타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비중이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인증서류 조작으로 인해 디젤차에 대한 정부 인증이 더욱 까다로워졌다”며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가솔린 모델만 국내에 들여오거나 디젤 출시 시점을 늦추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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