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 여름밤의 한강공원 악취

열대야에 방문객 늘어 쓰레기 몸살…하루 35톤 수거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주 말 오후10시께 서울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2번 출구로 연결된 여의도 한강공원 입구에는 전단지 수십 장이 흩뿌려져 있었다. 바로 뒤 도로에는 치킨·피자 등 배달 업체 오토바이 8대가 줄지어 서 주문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입구 바로 아래 쓰레기통 옆에는 차고 넘친 음식물 용기와 맥주병, 쓰레기 봉투로 가득했고 주위로 파리 떼가 들끓었다. 잔디밭과 벤치·보행로 등 공원 곳곳에도 쓰레기가 널려 있었다.

도심 속 피서지인 한강공원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에 따르면 7월 주말에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은 하루 평균 9만명을 웃돌았다. 평일 방문객 4만명의 2배를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다. 특히 지난달 30일에는 ‘서울시 밤도깨비 야시장’ 행사로 몰린 인파에다 치맥(치킨+맥주)을 즐기러 온 유커(중국인 관광객)까지 몰려 불야성을 이뤘다.


한강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늘면서 버려지는 쓰레기양도 급증했다. 한강공원 11개소에서 수거되는 쓰레기는 지난달 말 기준 하루 35톤에 달해 전년도(19톤)의 2배에 육박했다. 재활용 쓰레기 4톤을 제외한 나머지 31톤은 소각 처리해야 하는 일반 쓰레기다. 게다가 닭 뼈, 라면 국물 같은 버려진 음식물도 일반 쓰레기와 함께 소각해야 할 처지라 한강사업본부가 부담하는 처리비용만 월평균 2,000만원을 웃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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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한강공원에서 8년째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황교석(67)씨는 “분리수거는 바라지도 않고 먹고 남은 음식만이라도 가져가 주면 더 바랄 게 없겠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시민 이모(39)씨는 “사람들이 북적이는 초저녁 시간을 피해 공원에 나오는데 잔디밭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 때문에 앉을 자리조차 없어 사람들이 없는 곳을 찾아다닌다”고 전했다.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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