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딸을 지속적으로 학대한 어머니 B(27)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6일 오후 인천시 남구 남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햄버거를 먹고 숨진 4살 배기 딸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20대 엄마가 구속됐다.
인천지법 영장전담재판부(장두봉 판사)는 6일 오후 “증거 인멸과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숨진 A양의 친모 B(27)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B씨는 지난 2일 오후 1시30분쯤 인천시 남구의 한 다세대 주택 화장실에서 딸 A양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꾀병을 부린다며 머리채를 잡아 흔들고 발로 배를 걷어차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구속된 B씨를 상대로 학대 행위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A양의 사망이 B씨의 폭행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을 경우 살인 혐의를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B씨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찰서를 나서며 “폭행할 당시 사망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느냐”는 취재진에게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숨진 딸에게 싶은 말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부모를 잘 못 만나서…”라며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B씨는 경찰에 “딸의 몸에 든 멍은 사고 당일 아이가 쓰러졌을 때 정신을 차리게 하려고 때리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라며 학대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하지만 부검 결과, 뇌출혈 흔적과 멍 자국이 확인됐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견에 따라 경찰은 지난 5일 B씨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지난달 14일부터 A양이 숨진 당일까지 보름 가량 “말을 듣지 않는다”거나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A양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양을 폭행할 때는 신문지를 테이프로 말아 만든 몽둥이나 철제 옷걸이를 이용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또 B씨는 지난 1일 오전 8시부터 A양이 숨지기 직전인 2일 정오까지 28시간이나 음식을 주지 않은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A양은 숨지기 전 28시간 만에 B씨가 시켜준 햄버거를 먹고 이를 닦다 쓰러진 뒤 깨어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