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지지율 추락에…트럼프, 먼저 고개 숙였지만…

"라이언·매케인 지지" 화해 제스처…당내 반발은 여전

지난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뉴햄프셔주 윈드햄에서 연설하고 있다./윈드햄=AP연합뉴스지난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뉴햄프셔주 윈드햄에서 연설하고 있다./윈드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잇단 망언으로 지지율이 추락하고 당내 분열이 가속화하며 대선 패배 위기감이 커지자 엎질러진 물을 쓸어담기 시작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무슬림 참전용사 부모 비하’ 발언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당내 핵심인사에게 먼저 지지의사를 밝히는 등 화해의 제스처를 취했다. 그러나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다른 당 대선후보를 공개 지지하고 트럼프 낙선 이후를 준비하면서 당내의 반발은 증폭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트럼프 후보는 위스콘신주 그린베이 유세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우리의 공통된 사명을 위해 폴 라이언 하원의장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의견이 맞지 않는 부분도 있겠지만 승리를 위해, 더 중요하게는 진정한 변화를 위해 함께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사흘 전까지 트럼프는 라이언 의장을 ‘물갈이 대상’으로 지목하고 오는 11월 선거의 낙선운동을 벌였다. 존 매케인 의원에 대해서도 “군과 공직에서 우리나라를 위해 일한 매케인 상원의원을 매우 존경한다. 그의 재선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반대의사를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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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전당대회로 가라앉았던 트럼프 후보와 당내 지도부 간 갈등은 파키스탄계 참전군인 가족에 대한 막말로 다시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트럼프는 지난 2004년 이라크에서 자살폭탄 공격으로 사망한 무슬림계 미국인 후마윤 칸 대위의 부모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자 “아내의 복종을 강요하는 이슬람 교리 때문에 (칸 대위의 어머니가) 발언을 허락받지 못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발언은 미국 내 금기인 ‘참전용사 가족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여져 라이언 의장 등 당내 핵심 인사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당내 분열이 일주일 가까이 이어지면서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도 떨어졌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이 7일 발표한 유권자 전화 설문조사에 따르면 클린턴은 50%의 지지율로 42%인 트럼프를 8% 포인트 앞섰다.

지난 4일 발표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 뉴스의 여론조사에서도 클린턴은 전당대회 전 5%포인트 차(46% 대 41%)였던 지지율을 9%포인트 차(47% 대 38%)로 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의 한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의 격차가 15%에 이르는 것으로도 발표됐다.

당내 반란도 진화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공화당의 스콧 리겔(버지니아) 하원의원은 6일 트럼프 후보 대신 게리 존슨 자유당 대선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2일에는 리처드 하나(뉴욕) 하원의원이 클린턴 지지를 선언했다. 또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공화당 일부에서는 클린턴의 승리를 기정사실화하며 의회만이라도 공화당이 잡아야 한다는 논리의 선거광고 제작을 논의하고 있다. 11월8일 대선일에는 상원의원 전체 100명 가운데 3분의1인 34명과 하원의원 435명을 선출하는 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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