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문제는 경제"…트럼프·힐러리 '러스트벨트의 혈투'

트럼프, 보호무역 목소리 높여 반등 모색

감세·일자리 창출로 당 재정비 시도할 듯

힐러리, 최저임금 인상·부자증세 등 강조

"트럼프 경제문제 무능력" 부각해 차별화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무슬림계 전사자 부모 비하 발언으로 본궤도를 이탈했던 미국 대통령선거전이 최대 격전지인 ‘러스트벨트(옛 공업지역)’ 유세를 계기로 다시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악의 일주일을 자초해 위기에 빠진 트럼프는 경제를 앞세워 선거운동에 재시동(reset)을 걸었다. 러스트벨트의 상징과도 같은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8일(현지시간) 경제정책을 발표하면서 특유의 강력한 보호무역 색채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의 차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 민주당 후보 역시 11일 디트로이트를 방문해 경제정책으로 맞불을 놓을 태세다. 특히 양당 후보의 러스트벨트 대회전 과정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이 핵심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선거캠프의 폴 매너포트 선거대책위원장은 7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월요일(8일)부터 우리의 경제정책을 발표할 것이고 이를 통해 선거운동의 의제와 관심사를 제 위치로 돌려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디트로이트 경제 이슈를 내세운 유세에서 벌어진 지지율 격차를 줄이는 등 국면전환을 꾀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트럼프는 지난 한 주간 무슬림계 전사자 부모에 대한 비난을 시작으로 러시아 두둔 발언과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당 지도부 비판 등에 이어 유세장에서 우는 아이를 내쫓거나 “핵무기가 있는데 왜 사용하면 안 되느냐”는 질문 등을 한 것으로 드러나 대통령 후보로서 인격과 자질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트럼프의 정신감정을 의뢰해야 한다는 청원에 대한 동참자가 증가하는가 하면 공화당의 정신적 지주인 고(故)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정치보좌관 출신인 프랭크 래빈이 이날 “40년 동안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일을 할 것”이라며 클린턴 민주당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매너포트 선대위원장은 트럼프가 8일 경제 분야 연설에서 “버락 오바마와 클린턴이 만들어놓은 부진한 경제상황과 트럼프가 이루고 싶은 성장하는 미국 경제를 대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추격의 발판으로 러스트벨트의 핵심인 디트로이트를 찍은 것은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FTA를 지지하고 여전히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 애매한 입장을 취해 백인과 노동자 등 이 지역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유권자들의 비호감도가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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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클린턴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거짓말’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하며 지지율 반등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공화당의 전통적 정책인 감세와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내세워 분열 양상을 보이는 당을 재정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선거캠프 역시 11일 디트로이트 유세에서 경제 문제를 최대 의제로 삼아 정면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클린턴 측은 디트로이트 연설에서 트럼프가 경제 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능력도 없음을 부각시키는 한편 최저임금 시간당 15달러 인상과 부자 증세 등 트럼프와 대비되는 경제공약들을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강도 차이는 있지만 두 후보 모두 러스트벨트 유세 과정에서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한미 FTA, TPP 재협상 등 강한 보호무역주의 공약들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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