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매물로 나온 하이투자증권 몸값 쑥쑥

대형 IB 4조 기준 맞추려 인수전 가열 기대

매각가 상승 전망...장외주식시장서 5일째↑



현대중공업(009540) 자구안의 하나로 매물로 등장한 하이투자증권이 1년 만에 장외주식시장에서 최고가를 바라보고 있다. 연초 장외시장에서 749원이던 하이투자증권 주가는 8일 836원으로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해 8월10일 1,165원을 기록한 역대 최고가를 충분히 넘어설 수 있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지난 2일 금융당국이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 방안’을 내놓자 최소 자격기준인 자기자본 4조원을 맞추려는 증권사들이 하이투자증권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기업 고객과의 현물환 매매 업무가 허용된다.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조달도 허용돼 자기자본 확충에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당장 도미도 증자가 이어졌던 2011년 10월의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2011년 10월7일 당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005940))이 6,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자 1개월 만에 삼성증권(016360)(4,000억원), 현대증권(003450)(5,950억원), 한국투자증권(7,300억원), 대우증권(006800)(1조1,240억원) 등이 증자를 잇따라 단행했다.


국내 증권사 한 고위 관계자는 “2011년도에 3조 대형 IB 기준을 맞추기 위해 증자 도미노가 이어졌다”며 “향후 추가적인 대형 IB의 인센티브를 부여받기 위한 포석을 위해서라도 자기자본 확충을 피해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상증자보다는 노조의 반발이 적다는 전제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것이 유상 증자보다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이는 4조원의 대형 IB 기준을 충족하는 최단코스가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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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매각 예상금액이 5,000억~6,000억원으로 추산되는 하이투자증권의 가치가 재평가 받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7,139억원이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이 자기자본을 각각 6조7,000억원과 4조5,000억원으로 멀찌감치 앞서 있고 통합KB증권이 3조8,000억원, 삼성증권(3조4,000억원), 한국투자증권(3조2,000억원)순으로 4조원 턱밑까지 자기자본을 확충했다. 시장은 삼성과 한투가 4조원대 자기자본을 맞추기 위해 하이투자증권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이미 한국투자증권을 100% 소유한 한국금융지주(071050)는 공시를 통해 “4조원 이상 투자은행의 실익을 고려한 자본 확대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삼성증권도 자본확충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아직 구체적인 방안을 정한 것은 없다”며 일단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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