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류가 통하는 하얀색 판에 블록 두 개를 올려 놓자 연결된 태블릿 화면에 ‘2(둘)’가 뜨며 숫자를 말해준다. 더하기(+) 표지판을 올린 후 블록 위에 다른 블록을 얹자 블록이 쌓였다는 표시가 뜨면서 수가 더해진다. 숫자에 이어 색깔도 인지한다. 파란색 블록을 올려놓자 곧 파란색이란 소리가 난다. 이어 판 위의 강아지 모양 블록은 곧 화면에서 짖어대는 강아지로 나타났다.
현실에서 블록을 놓는 대로 태블릿 화면에 그대로 나타나 공간 지각능력과 소프트웨어적 사고를 기를 수 있는 모바일블록 ‘모블로(MOBLO)’가 출시됐다. 홍제훈 모션블루 대표는 8일 서울 호텔아띠 성수에서 설명회를 열고 스마트폰 대신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신개념 스마트 놀이교구 ‘모블로’를 소개했다. 홍 대표는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접하는 나이가 평균 2.3세로 어려지고 유치원생의 절반 이상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 스마트 기기를 대체할만한 교구의 필요성엔 많은 분들이 동의하지만 교구 예산이나 방법론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스마트폰을 통한 자극이 강해서 아이들의 인지 발달이 고르게 이뤄지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날로그 블록을 이용해 스마트 세계를 인식할 수 있는 교구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기판과 무지개 색깔의 블록들, 사칙연산 기호와 알파벳 짧은 문장 등이 적힌 표지판으로 이뤄진 ‘모블로’는 2, 3세 어린아이부터 초등학생까지 사용할 수 있는 교구다. 필요한 놀이나 커리큘럼에 따라 앱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로드 받아 활용할 수 있다. 도덕, 사회 등 초등학교 전 학년 교과과정이 들어있는 앱을 켜자 단원별 문제가 퀴즈 형식으로 나온다. 놀이를 한 후 데이터가 저장돼 재부팅하면 그대로 기록이 남아있으므로 어디까지 퀴즈를 풀었는지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다.
현재 서울 하늘숲유치원과 새솔유치원, 동구로초등학교와 분당 돌마초등학교에는 이미 교육 콘텐츠로 쓰이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교육방송(EBS) 프로그램 ‘톡톡 튀는 보니하니쇼’의 초등학교 간 대항전에서 사용되기도 했다. 서로 다른 공간에 있어도 모블로의 서버에 와이파이로 연결하면 상대 기기를 인식해 네트워크가 가능한 덕분이다.
모블로는 오는 2018년부터 시행되는 학교 교과과정 내 소프트웨어 교육 의무화에 맞춰 서비스를 계속 개발해나갈 예정이다. 나아가 인지 교육이 필요한 치매 환자나 발달 장애인의 치료 등 의료 부분에도 접목하기 위해 한양대학교와 논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