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점’만 허용해도 끝나는 경기였다. 세계랭킹 21위 박상영(21·한국체대)와 헝가리의 제자 임레(42)의 결승전 이야기다.
3회전 막판까지 10대 14로 크게 뒤처져 있던 박상영은 경험 부족을 드러낸 것처럼 보였다.
경기장을 찾은 교민과 지구 반대편 한국에서 새벽부터 일어나 TV를 튼 국민도 은메달에 만족할 마음의 준비를 마쳤다.
그 순간이었다. 한 점씩 만회를 시작하더니 결국 14대 14 동점을 만들어 내고야 말았다. 동시타가 인정되는 에뻬 종목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이어 상대의 허점을 노려 기습적인 찌르기를 시도했다. 공격은 결국 점수로 인정됐고, 박상영은 우리 펜싱 선수단에 첫 메달, 그것도 금메달을 안겼다. 놀라운 대역전극 끝에 박상영은 시상대 맨 위에 올라 애국가를 브라질 리우에 울려 퍼지게 만들었다./리우올림픽 특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