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농작물 폭염피해 확산…애타는 農心

과일 일소현상에 갈색으로 변해

콩 꼬투리 떨어지고 잎은 말라

품질 저하·생산량 감소에 비상

전남선 닭·오리 46만마리 폐사

한낮 최고기온이 35도에 달하는 폭염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10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동물원에서 호랑이 한 마리가 더위에 지쳐 바위 위에 널브러져 있다. /용인=연합뉴스한낮 최고기온이 35도에 달하는 폭염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10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동물원에서 호랑이 한 마리가 더위에 지쳐 바위 위에 널브러져 있다. /용인=연합뉴스




연일 기록적인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전국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사과·포도·콩 등 농작물이 뜨거운 햇볕에 오랜 기간 노출되면서 품질이 저하되고 생산량이 감소하는 등 피해가 확산하고 있어서다.

10일 안동시 등에 따르면 폭염으로 과실 표면이나 농작물 잎 등이 강한 햇빛에 오래 노출돼 화상을 입는 일소(日燒)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 사과 생산지 가운데 한 곳인 경북 안동시 임동면 마령리의 한 과수원에서는 3만3,000㎡의 사과밭 곳곳에서 일소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달 말 생기기 시작한 일소 현상은 밭 전체로 번지고 있다. 과수원의 한 농민은 “해마다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올 여름은 유난히 피해 면적이 더 넓다”고 전했다.

특히 농민들은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화상을 입은 과일을 제거해야 하는 이중고까지 겪고 있다. 화상을 입은 과수를 제거하지 않으면 그 부분이 썩기 시작하고 썩은 부분에서 탄저병 등 병충해가 생겨 주변의 멀쩡한 열매로 번지기 때문이다.

포도의 경우 알의 수분을 잎에 빼앗겨 오그라들거나 화상 비슷한 점무늬가 생기며 함몰되고 결국에는 물러지면서 갈색으로 변해 떨어져 나가기도 한다.


복숭아도 더위 피해를 봐 물러지거나 열매가 덜 큰 상태에서 빨리 익어버려 생산량이 줄 수 있어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관련기사



과수뿐만 아니라 채소도 폭염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콩의 경우 고온이 이어지면 꼬투리가 생기지 않거나 달리기 시작한 꼬투리가 떨어지며 잎이 말라버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안동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온이 계속되면 벼의 결실률이 떨어지는 등 농작물 전반의 생산량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충북 단양군 일부 지역에서도 수수·율무·콩 등 밭작물에서 잎 마름 증상을 비롯한 가뭄 피해가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농작물 폭염 피해를 줄이려면 강한 직사광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유의하고 토양과 작물의 수분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농촌진흥청은 “땅을 깊이 갈고 유기물 퇴비 사용으로 뿌리 활성을 높여 수분 흡수가 잘되도록 하며 물을 자주 주는 게 좋다”면서 “일소 피해가 심한 경우 2차 병해 예방을 위해 신속히 제거하고 낙과나 손상된 과일도 깨끗이 치워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폭염에 따른 닭·돼지·오리 등 축산물 피해도 심각한 상황이다. 전남에서는 폭염이 시작된 지난달 8일부터 현재까지 199호 농가에서 닭과 오리 등 46만여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북에서도 지난달 26일 이후 36호 농가에서 닭과 돼지 5만6,259마리가 폐사했다.

이에 전남도는 안개분무 시설을 지원하고 가축재해보험 가입비 21억원을 책정했으며 경북도는 가축 폭염 피해 방지 예산 22억원을 일선 시·군을 통해 긴급 집행했다. /안동=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전국종합

이재용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