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올 상반기 해외기업 인수·합병(M&A) 규모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차이나데일리는 11일 글로벌 회계컨설팅 네트워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통계를 인용해 중국의 상반기 M&A 거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늘어난 4,125억달러 어치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해외 M&A 거래액은 총 493건에 1,343억 달러(147조9,180억원)로 전년 상반기(177건·301억달러)보다 346.2% 증가했다.
올 상반기 해외 M&A 거래액은 지난 2년간의 해외 M&A 규모를 모두 합한 것보다도 많다. 중국 기업의 해외 M&A 규모는 2015년 649억 달러(382건), 2014년 535억 달러(272건)을 기록했다. 해외 M&A 규모가 급증한 것은 지난 2월 중국 화공그룹이 스위스의 농업생물공학기업 신젠타를 430억달러(50조원)에 인수하기로 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IT와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굵직한 M&A가 잇달아 이어진 것도 거래규모 증가에 힘을 보탰다.
차이링 PwC 차이나의 기업인수부 파트너는 “중국의 대폭적인 해외 M&A 규모 증가는 중국내 대기업 및 국유기업의 투자팀, 보험사, 국부 펀드 등 기존과는 다른 투자자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젠타를 인수한 중국화공 역시 국유기업이다.
지난 1~2분기에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중국 증시상황도 해외 M&A가 크게 늘어난 원인으로 꼽혔다. 중국 기업들은 해외자산 가치가 저평가됐다고 보고 글로벌 차원의 인수자금 모집과 배정에 나서며 리스크를 줄이는 양상을 나타냈다. 또한 해외기업의 첨단기술과 노하우, 브랜드 인수 등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가전기업 도시바의 백색가전 사업을 인수한 메이디, 핀란드의 게임회사 슈퍼셀을 손에 넣은 텐센트 등도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처럼 해외 M&A가 활성화하면서 중국계 은행들의 해외진출도 활발해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올해 들어 중국계 은행이 주도하는 금융컨소시엄은 국제 M&A 거래에 모두 199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중국계 은행의 투자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0.9%에서 상반기 4.4%로 늘어났다. 앞서 중신은행이 주도하는 중국계 9개 은행단은 중국화공의 신젠타 인수대금으로 127억달러를 제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