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군 낙동리 매둔동굴 전경. 사진 아래쪽 가운데의 검은 구멍이 동굴 입구다. /사진제공=문화재청강원도 정선에서 선사시대 동굴이 발굴돼 신석기시대 인류의 턱뼈 등이 출토됐다.
문화재청은 연세대학교박물관이 지난 6월부터 한 달 간 강원도 정선군 남면 낙동리의 석회암 동굴인 매둔동굴을 2차례에 걸쳐 조사한 결과 구석기와 신석기 시대의 동굴 유적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문화층이 있는 동굴유적이 확인되었다.
정선군에서 선사 시대의 동굴유적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사시대의 동굴유적은 제천 점말용굴, 단양 금굴, 단양 상시바위그늘, 영월 연당쌍굴 등에서 발견된 바 있다.
매둔동굴은 함백산과 금태봉에서 발원한 지장천 인근에 있으며, 수직 절벽 가운데에 남향으로 뚫려 있다. 길이는 25m이며, 최대 너비와 높이는 각각 15m와 8.5m로 선사시대 동굴로는 규모가 큰 편이다. 동굴 입구는 지장천보다 8∼9m 높은 지점에 위치한다.
동굴에서는 신석기와 구석기 문화층이 모두 발견됐다. 구석기 문화층은 발견된 숯의 방사성탄소 연대를 측정한 결과 약 2만5,000~2만6,000년 사이에 해당하는 후기구석기 시대로 추정됐다. 뗀석기와 짐승뼈 화석이 발견돼 구석기인의 생활상과 사냥감을 추론할 수 있다.
신석기 문화층은 화덕자리와 그 주변부에서 유물을 통해 확인됐다. 특히 여기서 사람 아래턱뼈 조각이 발견됐는데, 강원도에서 신석기 인골이 발굴된 것은 희귀 사례다. 화덕자리 주변에서는 이와 함께 짐승 뼈와 물고기 뼈, 조개류 등이 출토됐고 빗살무늬토기 조각, 뼈연모, 뗀석기, 망치돌, 갈린자갈돌 등 구석기보다 발전된 도구가 발견됐다. 이 중 갈아서 만든 뼈연모 1점은 자루에 매어 작살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돼 선사시대 사람들이 물고기를 어떻게 잡았는지를 연구할 중요한 고고학 자료로 평가됐다.
신석기시대에 제작된 간뼈연모는 작살로 만들어 물고기 사냥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제공=문화재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