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12시 여의도백화점에 위치한 스크린골프장. 10개 남짓한 방에서 아마추어 여성골퍼들이 스크린골프를 즐기고 있다. 이전에는 남성고객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들어 여성고객들이 부쩍 늘었다고 스크린골프장 사장이 귀띔한다. 순서를 기다리는 사이사이 샌드위치나 자장면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사람들도 있다. 골프를 치던 한 여성고객은 “점심시간과 퇴근 이후 여의도 근처 골프연습장과 스크린골프장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말했다.
여의도 증권사 여직원들 사이에 때아닌 골프 바람이 불고 있다. 여의도 ‘여성골프 열풍’의 진원지는 미래에셋이다. 지난달 16일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블루마운틴CC에서 개최된 미래에셋그룹 합동 골프대회 이후 다음 대회를 위해 미래에셋그룹 여직원들이 맹연습 중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증권·대우·생명 등 그룹 여성 임직원 100여명이 참석한 지난 대회는 사실상 미래에셋대우(006800)와 미래에셋그룹의 여성 임직원들의 첫 번째 상견례 자리였다. 일부 임원들은 4월 중순 개최된 첫 번째 합동 워크숍에서 얼굴을 맞댔지만 직원들까지 확장된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다. 친선 도모 차원이라고 하지만 새로운 가족이 된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037620) 간 자존심 싸움도 벌어졌을 터다. 대회가 끝난 후 미래에셋그룹 여직원들의 골프연습은 이어지고 있다. 재미를 붙여 취미로 이어진 직원도 있고 내년에도 개최될 여성임직원 골프대회를 벌써 준비하는 사람도 있다. 미래에셋대우 임원은 “밥 사달라는 여후배보다 스크린골프 같이 가자는 후배가 더 많다”며 “식사시간에 밥 대신 골프를 선택해 다이어트에 성공한 여직원이 화제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