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조할아버지가 독립유공자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말하기는커녕 대물림되는 가난으로 오히려 위축된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문성근(사진) 흥사단 정책기획국장은 1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로 광복절 71주년을 맞았지만 많은 독립유공자의 후손들은 열악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며 “독립유공자 후손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조국을 위해 재산과 생명을 내던진 독립유공자들 덕분에 오늘날 대한민국이 있다”며 “독립유공자의 후손들이 자긍심을 갖고 살아가는 환경을 만드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흥사단은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지원하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대상으로 장학사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 13일 기준으로 총 423명에게 3억5,2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또 독립유공자 후손 250여명을 대상으로 자신의 뿌리에 대한 자긍심을 높일 수 있도록 국내외 독립유적지 탐방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문 국장은 “흥사단은 도산 안창호 선생께서 국가의 독립과 번영을 위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설립된 단체”라며 “흥사단은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지원할 역사적 책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흥사단은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하기도 한다. 3일부터 한 인터넷 포털에서 펼치고 있는 독립유공자 후손 후원금 모금활동은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목표액 1,000만원의 절반을 넘어서는 등 좋은 반응을 받고 있다.
그는 “많은 사람이 ‘독립의 의미를 되새기게 됐다’ ‘독립운동가분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등의 댓글을 남기고 있다”며 “돈도 중요하겠지만 광복과 독립유공자에 대한 관심을 끌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사업의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독립유공자 후손에 대한 제도적 지원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독립유공자 후손에 대한 지원은 3대까지만 가능해 4세대에 이르면 제도적 지원이 끊기게 된다.
특히 후손 가운데 단 1명에게만 지원이 이뤄져 다른 후손들은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하는 점을 시급히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꼽았다. 조국의 독립에 투사한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자신의 가족을 돌보지 못해 그 가족들은 열악한 경제적 상황에 놓였는데 그러한 가난이 대물림되고 있는 것을 현 제도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 국장은 독립유공자 후손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질 때 근본적인 변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어떤 분들의 노력으로 오늘날 한국 사회가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고민과 관심이 이어질 때 독립유공자 후손들에 대한 진정한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며 “우리의 뿌리가 어디서 왔는지에 대한 교육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