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란 트레일러가 300㎏이 넘는 그랜드피아노를 싣고 전국을 달린다. 드릴·해머 소리가 가득한 공장, 피아노가 한 번도 설치된 적 없는 섬마을·산골마을을 향해서다. 설계에만 4개월, 제작과 보완에 총 8개월이 걸려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피아노 트레일러’에 올라 피아노와 함께 여정을 떠나는 사람은 피아니스트 박종화다. 일찌감치 세계의 주목을 받은 이 탁월한 연주자는 문턱 높은 공연장이 아닌 일상의 공간에서 사람들과 음악으로 소통하겠다는 포부를 담아 이 같은 내용의 ‘뮤직 인 모션’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작곡가·문화기획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획단이 박종화와 함께한다.
프로젝트의 첫 발걸음은 19일 충북 진천군의 공장에서 시작된다. 건설·중장비 기계를 생산하는 주식회사 에버다임의 공장이다. 박종화와 김인현 작곡가는 공장에서 들리는 드릴·엔진·해머 소리 등을 미리 채집해 멋진 연주곡으로 변신시켜 들려줄 계획이다. 또 임직원들의 설문과 사전 인터뷰로 사연이 담긴 연주를 들려주고 임직원 자녀들과 함께 꾸미는 무대도 만들 방침이다.
뮤직 인 모션 프로젝트에는 유수 기업들도 함께 참여했다. BMW코리아가 트레일러를 연결해 움직일 BMW X5를 후원한다. BMW코리아는 오는 12월 방영 예정인 다큐멘터리 제작 또한 후원한다. 코스모스악기는 트레일러가 싣고 달릴 스타인웨이피아노를 후원하며 아이리버는 자체 개발한 휴대용 고음질 레코딩 시스템을 지원해 생생한 현장 녹음이 가능하도록 했다.
뮤직 인 모션 프로젝트는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runpiano)에서 시민들의 특별한 사연과 장소 추천을 받고 그중 선정해 이후 프로젝트를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