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조계종 포교원장 지홍 스님 "기복신앙 위주 불교 '혁신' 고행 각오해야"

취임 5개월 만에 종책 발표

"대중 위한 종교만이 생존"

조계종 7대 포교원장 지홍 스님이 17일 서울 인사동 한식당에서 포교원의 포교종책을 발표하고 있다./박성규기자조계종 7대 포교원장 지홍 스님이 17일 서울 인사동 한식당에서 포교원의 포교종책을 발표하고 있다./박성규기자


“앞으로 대중을 위하지 않는 종교는 존립하지 못할 것입니다.”

17일 포교원의 포교종책 기자 간담회가 열리는 서울 인사동 한식당을 찾은 7대 포교원장 지홍 스님의 목소리에는 절박함이 배어 있었다. 실제 출가자 수는 10년 전과 비교할 때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통상 신임 포교원장은 취임 후 한 달이 지나지 않아 포교종책을 발표하지만 지난 3월 포교원장으로 선출된 지홍 스님은 취임 후 5개월이 넘어서야 포교종책을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임기 5년 동안 실행할 5대 종책을 마련했다.

이번 종책의 핵심은 신행(신앙과 수행)혁신 운동이다. 개인적인 행복 추구에 머물고 있는 신앙 형식과 태도를 반성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혁신이라는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지홍 스님은 “지금의 불교는 기복성이 중심이 돼 있다”며 “기복신앙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가장 시간을 들여 고민했다”고 말했다. 스님은 최근 현각 스님이 기복신앙을 비롯해 국내 불교계를 비판한 것과 관련해서도 “원칙적으로 맞는 말씀입니다. 공개된 자리에서 했으면 좀 더 울림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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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변화를 위해 포교원은 신행혁신 운동 로드맵을 마련하고 새로운 불자상 및 신행 지침을 정립해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수행문화 확산을 위해 수행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대사회적 실천 운동 등을 전개할 방침이다. 지홍 스님은 “스님들과 얘기하다 보면 10년 내 불교가 존립할 수 없는 상황도 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부처님 시대로 돌아가 고행을 할 각오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단 차원의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하고 불교계에서 개발된 다양한 콘텐츠를 집약하고 활용할 수 있는 불교 종합 콘텐츠 몰을 지원하고 육성하기로 하는 등 뉴미디어 시대에 어울리는 포교를 위해 포교자원 발굴과 활용에도 주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포교자원과 포교환경을 지역별로 파악해 포교종책 실현의 기초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도록 포교지도도 만들기로 했다. 이 밖에 종교를 위한 종교가 아니라 대중을 위한 종교가 되기 위해 사찰 및 포교신도단체들과 수평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포교현장의 요구를 반영하는 지원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홍 스님은 “조계종의 10년·20년 미래를 위해 현재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을 취사선택해 중요도와 우선순위에 따라 중장기계획을 차분히 세우고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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