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의혹으로 야당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우병우 수석의 의혹을 조사 중인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18일 한 달간의 감찰 결과 ‘우 수석에게 직권남용과 횡령 등의 혐의가 있다’며 검찰에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했다. 청와대는 당혹감 속에 침묵을 지키며 사태의 추이를 예의 주시했다.
특별감찰관법에 따르면 감찰 대상은 ‘대통령의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과 대통령비서실의 수석비서관 이상의 공무원’이다. 따라서 우 수석이 수석비서관으로 승진한 지난 2015년 2월 이후의 사건만 감찰 대상이다. 이석수 감찰관은 우 수석의 가족회사를 통한 세금 회피 의혹, 아들의 병역 특혜 논란 등을 중점적으로 감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이 우 수석 문제를 본격 수사할 경우 넥슨에 대한 처가 부동산 특혜 매도 의혹(2011년) 등 감찰에서 빠진 의혹도 모두 파헤쳐질 수 있다. 일부에서는 우 수석이 현직에 있는 한 검찰이 수사를 하더라도 의혹을 명쾌하게 밝히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까지만 해도 ‘정치감찰’ 의혹을 제기했으나 현직 민정수석이 검찰에 출석해야 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의식한 듯 뒤늦게 지도부가 우 수석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8시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특별감찰관의 수사 의뢰가 제기된 상황에서 직책을 계속한다는 것은 법리상, 국민정서상 불가하다고 생각된다”며 “우 수석은 자연인 상태에서 자신의 결백을 다투는 것이 옳다. 우 수석이 결심해야 할 시점”이라고 직언했다.
/맹준호·나윤석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