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삼성전자-코스피 역행보' 이번엔 깨질까

삼성전자 오르면 코스피 하락

과거 엇갈린 모습 수차례 반복

사상최고가 경신 삼성전자 영향

전체 IT업종 상승랠리 가능성

코스피 상승 견인 촉매제 전망





삼성전자(005930)가 ‘마의 160만원’ 벽을 뚫고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오랜 박스권에 갇혀 있던 코스피도 상승 랠리에 함께 올라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1990년대 이후 삼성전자와 코스피지수가 서로 엇갈린 길을 걷는 ‘탈동조화’ 현상이 수차례 반복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삼성전자에서 시작된 정보기술(IT) 랠리가 박스권 돌파를 위한 코스피의 상승세를 이끄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90년 이후 삼성전자 주가와 코스피지수는 서로 엇갈린 모습을 보여왔다. 실제로 코스피지수가 1,000포인트 저항선에 갇혀 있던 1990~2005년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30배 넘게 폭등했다. 반대로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2,000선을 뚫었던 2007년 삼성전자 주가는 오히려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후 2012년부터 코스피가 지루한 박스권에 갇혀 있던 지난 5년간 삼성전자 주가는 250%나 급등하면서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면 코스피지수는 떨어진다’는 속설이 유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 주가의 고공행진은 IT 업종을 중심으로 한 상승세가 증시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삼성전자의 상승 랠리를 이끈 뚜렷한 실적 개선세가 다른 대형주들에서도 가시화될 경우 삼성전자 주가와 코스피지수와의 괴리를 크게 줄여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사상 최고가 경신이 개별종목에만 그치지 않고 전체 IT 업종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번에는 삼성전자 주가와 코스피지수가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삼성전자에서 촉발된 실적개선 흐름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된다면 다른 대형주들의 주가도 함께 끌어올리면서 삼성전자와 코스피지수의 괴리도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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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가를 깨뜨린 삼성전자를 계기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제2의 삼성전자’를 발굴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될 경우 증시 활성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사상 최고가 행진은 주식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자극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1~2년간 비교해보면 두 지수의 방향성은 동일하지만 삼성전자 상승 폭이 코스피보다 훨씬 컸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최근 1년 상승률은 삼성전자가 45%인 반면 코스피는 6%에 그쳤다.

국내 증시의 과도한 삼성전자 쏠림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것은 맞지만 그만큼 다른 업종이나 종목에 반대급부 역시 만만치 않았다”며 “삼성전자의 사상 최고가 경신이 오히려 코스피의 상승동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가를 돌파한 전날 코스피 하락 종목 수(474개)는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급락했던 지난 3일(556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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