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올림픽 폐막을 사흘 남기고 18살의 한 소녀가 종교적 율법에 따라 여성의 사회활동을 제한하는 이란의 차별을 향해 조용한 혁명을 일으켰다.
19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태권도 여자 57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키미아 알리자데 제누린(이란)이 니키타 글라스노비치(스웨덴)을 5-1로 꺾고 동메달을 차지한 것.
이로써 알리자데는 이란이 올림픽에 처음 참가한 1948년 런던 대회 이후 이란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시상대에 올랐다. 제누린은 “원했던 금메달이 아니라 아쉽다”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여성의 참정권은 물론, 스포츠를 누릴 수 있는 권리도 제한된 이란에서 여성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걸은 것은 그가 처음이다.
알리자데는 동메다링 확정된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이란 여성으로 첫 번째 올림픽 메달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동메달을 땄는데 그것 역시 첫 번째 메달이었다”면서 “이란 여성으로 첫 번째 올림픽 메달의 주인공이 돼 정말 기쁘다”고 가슴 벅차했다. 또 “이란의 여성들을 생각하니 기쁘다. 더 많은 여성들이 올림픽에 참가해서 많은 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알리자데은 이날의 메달에 만족하지 않고, 4년 뒤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에 도전해 이란 여성의 롤 모델이 되겠다는 각오를 남겼다. 그는 “앞으로 이란 여성이 모든 억압에서 벗어날 수 있는 큰 힘이 되고 싶다”며 “내가 도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면 이란 사회는 더욱 빠르게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직접 지켜본 세예드 모하마드 풀라드가 이란태권도협회장은 “너무 기쁘다”면서 “이런 일을 태권도가 시작해 더욱 기쁘다”고 알리자데만큼 감격스러워했다. 풀라드가 회장은 “오늘을 계기로 이란 여성들이 더 도전의식을 갖고 성취해 나가리라 믿는다”며 알리자데의 메달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재아인턴기자 leejaea55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