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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본 리우올림픽 키워드...1위는 '아름다움' 2위는 '차별'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남자축구의 8강 진출, 여자배구의 선전 등 그동안 펼쳐진 경기들에서 많은 이야깃거리가 만들어졌지만, 국내 네티즌들이 올림픽에서 관심을 가졌던 키워드 1위는 ‘아름답다’, 2위는 ‘차별’, 3위는 ‘귀화’였다. 19일 서울경제신문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빅데이터 분석 사이트 ‘소셜 매트릭스’ 통해 올림픽 개막 이전인 7월 19일부터 한 달 동안 SNS에서 올림픽과 연관돼 자주 언급된 단어를 조사한 결과 나타난 순위다.

△ 눈물을 만든 ‘아름답다’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선수들은 메달에 집착하기보다 경기 내용에 집중하고 패배하더라도 깨끗하게 승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 선수단에서 유일하게 복싱 종목에 출전한 함상명(21·용인대)은 16강에서 중국의 장자웨이에게 패한 다음 “재미있었다. 상대 선수가 정말 강했다”며 경기 자체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육상 남자 높이뛰기에서 아쉽게 결선 진출에 실패한 우상혁(20·서천군청)도 “재미있었다. 좋은 경험을 했다”며 연신 밝은 표정으로 경기에 임했다. 정정당당히 똑같은 상황에서 대결하고, 패하더라도 상대의 실력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올림픽 정신을 그대로 보여준 우리 선수단을 향해 국민들은 ‘아름답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선수들이 훈련과 경기 중 입은 상처에도 국민들은 ‘아름답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자배구 대표팀을 8강으로 이끈 ‘갓연경’ 김연경(28·페네르바체)의 무릎 수술 상처는 ‘감동’을 넘어 아름다움까지 느끼게 했다. 왼쪽 1번, 오른쪽 2번을 수술한 무릎은 수술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해 생긴 ‘영광의 상처’라며 자랑스러워 하는 그의 모습에 아름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 ‘차별’이 줄어든 리우올림픽


성 소수자 인권단체인 인권 캠페인(HRC)에 따르면 이번 리우올림픽에 출전한 성 소수자 선수는 41명으로 역대 올림픽 가운데 가장 많다. 이번 리우올림픽 이후부터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젠더의 기준을 대폭 낮춰 최대한 많은 선수들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최대한 많은 선수들이 여러 제한에 구애받지 않고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고자 하는 것이 IOC의 방침이다. 적어도 올림픽 무대만큼은 ‘성적 차별’이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는 모두의 바람이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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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은 ‘종교적 차별’도 상당히 완화된 대회였다. 리우올림픽에는 이슬람 여성의 전통 의상인 히잡을 쓰고 경기에 나선 선수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여성의 사회적 활동을 막는 이슬람 국가들에서 올림픽 무대에 나서는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태권도 여자 57㎏급에 출전해 동메달을 따낸 이란의 키미아 알리자데 제누린(18)은 스포츠를 누릴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이란에서 처음으로 여성이 올림픽 메달을 따낸 ‘특별한’ 예다. 제누린은 “앞으로 이란 여성이 모든 억압에서 벗어날 수 있는 큰 힘이 되고 싶다”며 차별이 줄어든 올림픽에 출전한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 트렌드가 된 ‘귀화’ 선수

리우올림픽 탁구 종목에 참가한 선수는 전 세계 56개국 172명, 이 가운데 44명은 중국 출신 선수다. 대부분 한국 대표팀의 전지희(23·포스코에너지)처럼 치열한 선발전을 치르는 중국대표에 들지 못해 다른 나라로 귀화한 선수들이다. 이처럼 ‘꿈의 무대’ 올림픽에 서기 위해 국적을 달리하는 선수들이 리우올림픽에서 활약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물론 꿈을 좇아 귀화한 선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천문학적인 ‘오일 머니’를 받고 국적을 옮기는 선수들도 있다. 여자 3,000m 장애물 종목에서 바레인에 32년 만에 첫 금메달을 안긴 케냐 출신 루스 예벳(20)이 대표적인 예다. ‘돈으로 메달을 산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지만 그렇게라도 메달을 따내고 싶은 중동 국가와 더 좋은 대우를 받고 운동하고자 하는 선수들 사이의 필요가 맞아떨어진 귀화 선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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