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 관계자는 19일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허 사장이 롯데케미칼 대표를 맡아 소송으로 받아간 돈이 상당한데 (허 사장의) 변명을 법원이 받아들였다는 게 의문”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법원은 이날 270억원대 소송 사기 등 혐의를 받고 있는 허 사장에 대해 “주요 범죄 혐의에 관해 다툼의 여지 등이 있어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 기각 결정을 내렸다.
현직 사장급 가운데 지난달 영장이 기각된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에 이어 두 번째 기각이다. 검찰은 소송 사기 혐의와 관련해 이미 기준 전 사장이 구속 기소돼 있고 혐의 입증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판단해왔던 터라 의외라는 반응이다. 검찰의 수사계획에도 적잖은 차질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표면적으로는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검찰 관계자는 “오너 수사에 대해서는 영장 기각과 관계없이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번 기각으로 (수사에) 크게 차질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의 소송 사기 혐의였던 만큼 정책본부가 주도한 그룹 차원의 비리와는 결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비자금 수사의 키를 쥐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서미경(신격호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씨가 일본에 머물며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는데다 일본롯데가 수사에 비협조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수사 동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은 앞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을 재소환하는 등 신동빈 회장의 측근을 압박하면서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