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박길배 부장검사)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인포피아 전 회장인 배병우(53)씨와 전 대표 이모(43)씨 등 5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검찰은 인포피아에 대한 금융감독원 조사 무마 등 청탁 알선 명목으로 경영진으로부터 4억4,000만원을 받는 변호사 강모(49)씨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범행에 단순 가담한 3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7명은 벌금 50만∼3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1996년 혈당측정기 제조업체 인포피아를 설립한 배씨는 지급능력이 없는 업체에 의료기기를 수출, 회사에 141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쳤다. 또 대출금을 갚기 위해 정부출연금 가운데 9억원에 손댔다. 그는 의료기기 포장 외주업체를 배우자 명의 회사로 선정하고서 포장 단가를 약 3배 부풀려 회사에 24억원의 손해를 입혔다. 이 과정에서 회사가 부실해지자 배 씨는 지난해 무자본 인수합병(M&A) 세력에게 회사 주식을 넘기고 경영에서 손을 뗐다. 이후 회사를 넘겨받은 기업사냥꾼들은 106억원가량의 자사주 86만주를 횡령하는 등 회삿돈 130억원을 빼돌렸다. 또 회사를 넘기는 대가로 32억원도 받아 챙겼다. 그 결과 한때 히든챔피언·월드클래스 300 등 수출입은행과 정부 육성사업에 선정되면서 유망 기업으로 꼽히던 인포피아는 결국 올 5월 상장 폐지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