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추경 안되면 성장률 0.2% 떨어진다는데… '치킨게임' 치닫는 추경 협상

여야 "정치적으로 손해 볼 것 없다" 눈치싸움만

새누리 "추경 무산에 대한 여론압박 견딜 수 있겠나"

더민주 "우병우 스캔들로 여론은 이미 야권에 우호적"

김종인 "최·종·택 증인채택 없이 협상하지 마라" 주문에

더민주 강경입장 당론확정했다는 후문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추경 처리 지연에 대한 야당의 책임을 언급한 후 굳은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추경 처리 지연에 대한 야당의 책임을 언급한 후 굳은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추가경정예산 처리를 위한 여야 협상이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23일에도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네 탓 공방’에만 열중했다. 추경 협상이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르면서 추경안 처리 무산에 대한 우려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여야는 추경안 처리를 위한 마지노선이 코 앞으로 닥친 상황임에도 이날 원내지도부 협상 없이 장외공방만 벌였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추경안 처리가 불발되더라도 “정치적으로는 손해 볼 것이 없다”고 내심 판단하며 여론의 눈치만 살피는 모습이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 내 강경세력은 추경과 민생에는 애당초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강경세력이 여야 협상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강경세력이 제1야당을 장악하는 한 ‘생산적 국회’를 기대하기 매우 어렵다”고 한탄했다.


추경 협상을 주도하는 여당의 한 관계자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추경이 무산될 경우 더민주는 민생을 외면했다는 여론의 질타를 받을 게 뻔한데 과연 끝까지 버틸 수 있겠느냐”라며 “야당이 마지막까지 대여 공세를 퍼부은 뒤 막판에 합의에 응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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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더민주는 ‘우병우 스캔들’로 당청이 연일 곤욕을 치르고 있는 만큼 여론 역시 야권에 우호적인 상황이라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추경안이 끝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더라도 그 책임은 조선업 구조조정 청문회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 당정에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는 것이다.

특히 더민주가 지난 22일 의원총회에서 강경한 입장을 당론으로 채택한 배경에는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후방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김종인 대표가 비대위 비공개 회의 당시 ‘최경환·안종범·홍기택에 대한 증인채택 없이 협상하지 마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이날 “추경안 처리를 위해 최대한 노력을 다하면서 제대로 된 청문회를 통해 다시는 이러한 부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적 노력을 경주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았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산업계 안팎에서는 추경이 무산될 경우 하반기 경제운용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추경 편성이 불발되면 내년 경제성장률이 최대 0.2% 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나윤석·박형윤기자 nagija@sedaily.com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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