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다음달 주가연계증권(ELS) 건전화 방안 발표를 앞두고 주요 증권사의 임원을 소집해 의견 수렴에 나선다. ELS 발행·판매·운용과 관련한 제도 개선 방향성을 제시하면서도 증권사의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경고성 메시지를 던지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LS는 대형 증권사의 외부자금 조달 비중의 30%를 차지하지만 일부 기초자산 쏠림 현상으로 실적 악화의 주범으로도 꼽힌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진웅섭(사진) 원장 주재로 25일 8개 증권사의 최고 리스크 관리책임자(CRO) 등 임원진과 ELS 건전화 방안 논의를 위한 증권업계 간담회를 가진다. 진 원장이 증권사의 ELS 발행·판매·운용 현황을 현장에서 살핀다는 취지에서 간담회 장소도 시중 증권사 본사로 낙점됐다.
진웅섭 원장은 지난 2014년 11월 감독수장에 취임한 후 피감기관을 소집해 이른바 ‘군기 잡기’ 식 행사를 피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증권사 CRO 소집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진 원장은 정부의 4대 개혁과제인 금융개혁 추진을 위해 전임 수장과 달리 ‘완장 차기’ 식 감독권 발동을 자제하는 등 ‘로키(low- key)’전략을 일관해왔다. 그만큼 금감원이 ELS 문제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참석대상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 등으로 ELS 발행액이 많은 곳이다.
간담회에서는 자본시장연구원의 ELS 건전화 방안 연구 결과가 발표된 뒤 질의응답과 토론이 이뤄질 예정이다. 논의될 ELS 건전화 방안으로는 발행 총액 제한, 은행 등의 판매 통로 규제 등이 꼽힌다.
아울러 진 원장이 ELS로 인한 개별 증권사의 건전성 악화와 실적 감소와 관련해 각별한 주의를 당부할 것으로 전해졌다. 마구잡이식 ELS 발행에 대해 모종의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국내 주요 증권사는 올해 상반기에 ELS 헤지(위험 회피) 운용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반 토막 나는 등 적지 않은 후유증을 겪고 있다. 이중 현대증권은 적자로 반전했으며 3분기 연속 적자에 빠진 한화투자증권은 2,000억원 증자를 앞두고 있다.
이에 앞서 금감원은 증권사에 대한 ELS 검사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미 한화투자증권에 대한 검사를 마쳤으며 삼성증권과·신영증권이 다음 대상으로 정해졌다. ELS 발행 비중이 높은 대형 증권사 2곳도 금감원의 ELS 검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금감원의 이번 ELS 검사는 불완전판매 여부만 집중적으로 살폈던 과거와 달리 상품 설계부터 판매·운용과정까지 전반적으로 강도 높게 이뤄지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