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배터리 강화 나선 삼성SDI, 유럽 거점 헝가리 유력

韓·中·유럽 3각 생산축 완성 위해

현지 정부와 공장 건립 등 논의

'투자 규모·시기' 이르면 내달 발표





삼성SDI가 유럽 배터리 생산공장을 헝가리에 짓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와 중국·유럽을 잇는 3각 생산라인이 구축되는 것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현지 배터리 공장을 세우기로 방침을 정하고, 현재 헝가리 정부와 입주 계획 등을 논의하고 있다.

투자규모는 수천억원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SDI는 올해 배터리 사업 분야에 9,746억원을 쓸 예정인데 상반기까지 3,039억원이 집행됐다. 늦어도 하반기 중에는 구체적인 투자계획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 측은 다만 “공장 설립과 관련한 깊은 논의를 나누고 있지만 아직 투자규모나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헝가리에는 지난 2007년부터 가동 중단 상태인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생산공장이 있다. 이를 활용하면 건축기간과 비용을 줄이는 장점이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또 지난해 인수한 배터리 팩 생산업체 마그나 슈타이어가 있는 오스트리아와도 지리적으로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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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헝가리는 글로벌 완성체 업체들이 위치한 독일과도 거리가 가깝다. 삼성SDI는 2009년부터 독일 BMW그룹과 협력을 해오고 있고 지난해 8월에는 독일 아우디와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삼성SDI의 유럽 공장 후보로 독일이 거론되기도 했다.

삼성SDI 입장에서는 헝가리에 배터리 공장을 세워 유럽 공략을 강화하면 매출 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다.

주요 시장인 중국은 규제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삼성SDI는 삼원계 배터리 보조금 지원대상에서 탈락했다. 중국의 배터리 표준인증도 받아야 하는 처지다. 중국 정부가 배터리 표준 인증과 보조금 제도를 연계하지 않기로 했지만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유럽은 성장 가능성이 크다. 독일만 해도 글로벌 브랜드들이 배터리 공장을 따로 갖고 있지 않은 데다 폭스바겐 사태로 전기자동차 보급에 가속도가 붙을 확률이 높다. 지난해 3·4분기 기준으로 유럽연합(EU)의 전기차 신규 등록대수는 2만8,360대로 전년 동기보다 62%나 증가했다.

재계의 관계자는 “LG화학이 폴란드에 차 배터리 공장을 9월 중에 착공하기로 한 만큼 삼성SDI도 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현지 공장설립을 서두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필·김현진기자 susopa@sedaily.com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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