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실험과 중장거리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도발을 이어가는 가운데 지난 24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도 성공하며 국내에서 북한 핵무기에 맞서기 위해 우리도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자체 핵무장론’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 학계에서 대표적 자체 핵무장론자로 꼽히는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장(건국대 초빙교수)은 2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 개발로 사문화된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을 폐기하고 우리 스스로 핵 개발에 나서거나 아니면 1990년대 철수한 미군의 전술핵무기를 조속히 다시 배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의 위협에도 핵무기를 가지지 않은 우리 상황을 “수류탄을 들고 있는 불량배 앞에 맨몸으로 서 있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 때문에 우리도 이 같은 위협에 대응력을 갖기 위해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을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다음에는 1990년대 초반 한반도에서 철수한 미군의 전술핵무기를 조속히 다시 배치하고 여의치 않으면 다른 나라에서 핵무기를 빌리든지 사든지 자체적인 핵 개발을 해서라도 핵보유국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91년 남북이 채택한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은 핵무기의 시험·생산·보유·저장·사용 등을 비롯해 핵 재처리 및 우라늄 농축시설 보유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선언에 따라 미국은 주한미군 기지에 배치돼 있던 전술 핵무기를 모두 철수시켰다. 송 전 소장은 “북한이 애초부터 합의를 지킬 마음도 없으면서 우리에게 사기를 친 것”이라며 “이미 북한이 핵 개발에 나서면서 합의를 깨뜨렸기 때문에 진작 우리 정부가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을 폐기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송 전 소장은 미군 전술핵무기 재배치의 근거로 1953년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두 번째 조항(상대국에 대한 무력공격은 자국의 평화와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것으로 인정하고 공동대처)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핵우산’을 펴준다고 하지만 우산을 펴는 동안 다 죽을 수도 있으니 미군의 전술핵무기를 북한 턱 앞에 갖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권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