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는 자기의 정체성을 파악하고 또래들과 같이 행동하는 시기랍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지난 25일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신월중학교 도서관에서 열린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 강좌를 맡은 방현희(사진) 작가는 청소년기의 정서적인 성장에 정체성과 또래 집단과의 동일시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인돌은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과 본지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기획· 운영하는 고전인문 아카데미로 올해 4회째다. 양천도서관의 지역학교 지원 사업의 일환이기도 한 이번 강좌는 중학교 1학년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이날 강의는 소설 ‘돌 씹어먹는 아이(작가 송미경)’와 애니메이션 ‘늑대의 아이(감독 호소다 마모루)’를 함께 보면서 친구와 가족과의 관계 그리고 나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나갔다.
방 작가는 “여러분은 이제 내가 누구인지를 찾아가는 시기에 들어섰어요. 내가 누구인지를 알려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아야 한답니다. 그 다음은 친구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싫어하는 게 무엇인지를 알아야겠죠? 자 이제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한번 써 봅시다.” 장난기 가득한 중학생들은 종이를 받아들자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자칫 정체성이란 단어 자체를 어렵게 여길 수 있지만, 방 작가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아가는 방법을 설명해 나갔다. 친구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면 서로를 배려하고 상호 공감하게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여러분 시기에 키워야 하는 정서적인 힘이 바로 공감력이랍니다. 나를 알기 위해서는 친구의 감정을 읽어야 한답니다. 공감능력이 커지면 행복지수도 높아진다고 해요.”
특정 인물과의 동일시(identification)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동일시란 자기가 좋아하거나 존경하는 사람의 태도, 가치관, 행동 등을 자기의 것으로 받아 들여가는 과정이랍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 사람의 행동과 말투 그리고 사고 방식을 닮게 되죠. 여러분 시기에는 친구들과 동일시하면서 성장해 나가게 된답니다.”
지칠 줄 모르는 활발함이 가득한 도서관에서 학생들은 소설과 애니메이션으로 정체성, 자아, 자긍심 등 성장기에 필요한 정서적 비타민을 채워갔다. 총 4강으로 구성된 이번 강좌는 1강 나는 누구인가-달라도 괜찮아, 2강 친구, 친구는 요물-자긍심과 모멸감 사이, 3강 내편이 필요해-가족에 대하여, 4강 스토리텔링과 작가-작가란 누구인가 등으로 진행한다.
한편 올해 4회째인 고인돌(고전인문학이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21곳과 서울시 중고등학교 30여 곳에서 12월까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강좌는 무료이며, 신청은 해당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