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이슈

큰 소비 버리고 작은 사치 누린다

- 대한민국은 김영란법 적응 중… 추석선물 '중저가' 대세





“요즘 한국의 기괴한 유행은 누군가의 식사를 온라인으로 지켜보는 것이다.”


2년 전 미국 CNN은 한국의 새로운 문화인 ‘먹방’을 이렇게 소개했다. 정말로 수 만 명의 사람들은 특별한 코너나 콘텐츠가 없는 그저 진행자가 음식을 먹는 방송을 즐겨보았다. 이렇게 인기를 끈 먹방에는 ‘1인 가구의 증가’와 ‘쌍방향 소통’이라는 대한민국의 트렌드가 숨어있었다. 2년이 흐른 지금, 먹방을 거쳐 쿡방과 집방으로 이어진 대한민국의 2016년 하반기 트렌드는 어떻게 변했을까

장기 불황에는 큰 소비 대신 작은 사치

경기도 일산에 사는 직장인 오진경(26)씨는 주말이면 네일아트를 받으러 집 근처 네일샵에 들린다. 한 번 들릴 때마다 5만 원 정도의 적지 않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기분전환에는 이만한 게 없다.

‘88만 원 세대’라 일컬어지는 요즘 젊은 세대는 집이나 자동차 구매 등과 같은 큰 소비를 하기가 어렵다. 대신 작은 사치를 누리면서 만족을 얻는다. 이들은 백화점에 들러 값비싼 명품을 사는 대신 지하 식품관에서 1만 2천 원짜리 블루베리 타르트를 먹고, SNS 인증샷으로 친구들과 경험을 공유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비패턴이 ‘불황’과 무관치 않다고 말한다. 작은 사치는 일종의 불황형 소비 행태로 소비자가 감당할 만한 비용으로도 스스로 만족스러운 기분이 들게 하기 때문에 소비 욕구를 채울 수 있는 것이다. 즉 무조건적인 절약이 아닌, 개인의 즐거움과 행복을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모습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추석 선물도 김영란법 예행연습… 추석 선물 ‘중저가’ 대세


올해 9월 28일부터 대한민국의 소비 시장은 크게 바뀔 예정이다. 일명 김영란법이 공식적으로 시행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한 해 매출의 대목인 추석을 준비하는 유통업계는 여느 때보다도 가격 측면에 공들여 추석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 법)이 시행되기 전 마지막 명절이기 때문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요즘 분위기는 명절 선물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가 고가의 선물세트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유통업계는 예년 추석에 비해 5만 원 이하 저가 상품의 비중을 30%까지 늘려서 판매하고 있다. 백화점들은 한우 육포를 호주산 육포로 대체하고, 이전까지 없었던 수입산 키위를 선물세트로 구성하며 가격을 낮추었다. 또 매년 고가의 명절선물을 내놓던 특급호텔들도 파운드 케이크와 캡슐 커피를 추석 선물 아이템으로 제안하는 등 5만 원 이하의 선물세트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홈퍼니싱이 대세! 소품부터 인테리어 가구까지 모두 내 손으로 뚝딱

벽에 못질하는 여자는 더 이상 신기한 모습이 아니다. 집안 가구를 직접 조립하고 벽에 못질하는 등 직접 집안을 꾸미는 이른바 ’홈퍼니싱‘은 남녀노소를 불문하는 새로운 트렌드다.

홈퍼니싱이란 홈(home·집)과 퍼니싱(furnishing·단장하는)의 합성어로 가구나 조명은 물론 벽지나 침구, 카펫, 인테리어 소품 등으로 집안을 꾸미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10조 원 규모였던 국내 생활용품 시장은 2018년엔 13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지자 국내외 우수 업체들이 참여하는 홈퍼니싱 관련 전시회도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소비재 박람회인 세텍 메가쇼 민현식 팀장은 “1인 가구의 증가로 음식과 요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가 이제는 집 꾸미기, 즉 홈퍼니싱으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는 추세”라며 “이에 세텍 메가쇼에서도 다양한 소품부터 인테리어 가구까지 홈퍼니싱 중심의 아이템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이번 ’세텍 메가쇼 2016 시즌 2‘는 9월 1일부터 4일까지 학여울역 SETEC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역대 최대인 약 6만 명의 방문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은 세텍 메가쇼에서 제품을 체험하고 현장에서 바로 제작자에게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고, 기존 온라인 쇼핑몰 대비 최대 70% 할인된 가격까지 제품을 구입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김동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