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장애인 염색비용 52만원 청구'한 업주에 집행유예·사회봉사 120시간

/출처=이미지투데이/출처=이미지투데이


장애인이나 새터민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터무니없게 비싼 미용 요금을 청구해온 혐의로 기소된 미용실 업주에 법원이 징역형 집행유예와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했다.

청주지법 충주지원 형사1단독 황병호 판사는 26일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충주 A미용실 원장 안모(48·여)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12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저렴한 가격으로 미용 시술을 해줄 것처럼 속여 고가의 시술을 하고 과다 요금을 청구했다”며 “범행 수법이 대담하고 계획적이며, 상당 기간 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반복적으로 범행한 점을 고려하면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피해자는 장애인과 새터민 등 범행에 취약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로, 피고인의 범행으로 큰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여 엄벌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을 반성하는 점, 피해 금액을 모두 변제한 점, 다른 사건과의 형평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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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판결 선고 시 이례적으로 사회봉사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장애인에게 죄송한 마음을 가져 기회가 있으면 돕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며 “사회봉사 대상에는 장애인 시설도 포함되며, 장애인에게 봉사하면서 진정을 범행을 반성하는 기회를 갖기 바란다”고 판시했다.

안 씨는 최후 진술과 재판부에 제출한 반성문에서 “지나치게 많은 요금을 받은 점을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장애인들을 다시 한 번 접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선처를 호소한 바 있다.

안 씨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뇌병변 1급 장애인 이모(35·여) 씨에게서 염색비 등 명목으로 52만 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장애인과 새터민(탈북민) 등 손님 8명에게 239만 원의 부당요금을 청구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6월이 구형됐다. 미용실 업주 안씨는 손님들이 요금을 묻거나 특정 가격대의 시술을 요구할 때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가, 시술이 끝나고 고액의 요금을 청구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재판부의 양형에 대해 일각에서는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대담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당당하던데 자원 봉사를 한다고 뉘우치겠냐”며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을 제기했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

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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