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추석이 있는 주 월요일(12일)과 화요일(13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될 수 있다는 루머가 나오면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9월 12일과 13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올해 추석은 수요일인 14일부터 금요일인 16일까지다. 토요일과 일요일인 17, 18일까지 합치면 총 5일을 쉬게 된다. 하지만 12, 13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 전주 토요일인 10일부터 18일까지 총 9일의 황금연휴를 누릴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임시공휴일의 내수 부양 효과를 경험한 정부로서는 마냥 황당한 아이디어는 아니다. 실제 지난 5월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4일의 황금연휴가 이어지면서 내수가 꿈틀댔다. 금요일이었던 5월 6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돼 5일부터 8일까지 총 4일의 연휴가 만들어졌다. 이때 백화점 매출액은 지난해 5월 연휴(2~5일)보다 16%나 급증했다. 대형마트 매출액이 4.8% 증가했고 고속도로 통행량도 8.6% 증가했다. 야구장 입장객 수는 43.9% 급증했고 4대궁과 종묘 입장객 수도 70% 폭증했다.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2·4분기 민간소비는 0.9% 증가하며(전 분기 대비) 1·4분기 -0.2%에서 상승 반전했다.
하지만 수출이 마음에 걸린다. 우리 수출은 7월까지 전년 대비로 19개월 연속 뒷 걸음질 쳐 사상 최장기록을 매달 새로 쓰고 있다. 8월도 20일까지 0.3% 줄어든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9월에 임시공휴일이 이틀이나 지정되면 조업일수가 감소해 수출액은 추가로 쪼그라들 수 있다. 지난해 9월 조업일수는 21.5일이었고 올해는 21일이다. 만약 올해 임시공휴일이 지정되면 19일로 뚝 떨어진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조업일수가 하루 줄면 수출증감률은 4.4%포인트 급감한다.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2.5일 줄면서 수출 증감률은 11%포인트나 줄어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론의 향방도 정부의 고민거리다. 물론 쉬는 날이 늘어난다는 데 반대할 국민은 많지 않겠지만 가뜩이나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근본 대책 보다는 일시적 부양정책에 치우친 정책을 쓰고 있는 정부가 또 임시 부양책을 내놨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승용차 개소세 인하,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5월에 실시한 임시공휴일 등이 일시적 부양 효과를 노린 정책들이다.
만약 임시공휴일 도입이 결정된다면 발표 시점도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다. 너무 일찍 발표한다면 좀처럼 누리기 힘든 9일 연휴 기회를 활용해 해외여행만 급증, 내수 부양에 별 도움이 안 될 수 있다. 실제 5월 임시공휴일도 불과 일주일 전인 4월 28일에 발표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 국내 여행을 갔다는 게 기획재정부 안팎의 해석이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