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고용노동부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비교 통계에 따르면 비교 대상으로 삼은 OECD 31개 국의 대졸 이상 근로자 대비 고졸 근로자의 임금수준 차이는 평균 ‘-56’을 나타냈다. 이는 고졸 근로자의 평균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대졸 이상 근로자의 평균 임금이 156에 달해 고졸보다 대졸의 임금이 56% 많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임금 차이는 ‘-37’였다. 우리나라 대졸 이상 근로자의 평균 임금이 고졸 근로자보다 37% 많다는 얘기로, 이는 OECD 평균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OECD 31개국 중 대졸과 고졸 근로자의 임금 차이가 큰 국가 순으로 순위를 따져도 31개 국 중 23위에 그쳤다.우리나라의 대졸과 고졸 근로자의 임금 격차가 크지 않은 이유는, 우리나라의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온전하게 누리는 근로자들이 대부분 중장년 생산직이기 때문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의 1년 미만 근속자 대비 30년 이상 근속자의 임금수준은 3.3배에 달해 연공서열이 OECD 최고 수준이다. 대졸 사무직 근로자는 조기 명예퇴직 등으로 이러한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제대로 누리기 힘든 반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생산현장으로 뛰어들었던 고졸 생산직 근로자들은 숙련기술에 대한 수요와 강력한 노조의 영향 등으로 장기근속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장기근속은 곧바로 고임금으로 이어진다는 평가다.
다음으로 젊은 근로자의 경우 ‘대졸 프리미엄’의 실종 또한 우리나라 대졸과 고졸 근로자의 임금 격차를 줄였다고 분석됐다. 대졸자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중장년 근로자와 달리 현대 20~30대 청년층 근로자의 경우 대졸 이상 학력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실제로 2014년 한국 고교생의 대학 진학률은 70.9%로 OECD 최고 수준이었다. 이렇듯 구직시장에서 근로자들이 대졸 프리미엄을 내세우기는 힘든 실정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부분의 고교생이 대학 진학에 목을 매고 치열한 입시 경쟁을 하지만, 정작 ‘대졸 프리미엄’은 점차 사라지는 것이 현실”이라며 “현재의 교육체계는 대표적인 ‘고비용 저효율’ 구조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졸자가 커피전문점 아르바이트나 건설 일용직까지 진출하는 상황에서 오로지 ‘고임금’을 위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현재 실정에 맞지 않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대학 진학 여부를 선택하게 해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학생들은 체계적인 현장 중심 기술교육을 받게 하는 독일처럼, 국내 교육체계도 철저한 ‘실속형’으로 바뀌어야 할 시점이 왔다.
/이재아인턴기자 leejaea55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