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2분기 부동산·임대업대출 5조7,000억 급증

주택담보대출 억제 따른 '풍선효과' 영향...조선·해운업 분야는 크게 줄어



2·4분기 부동산·임대업에 대한 금융기관의 대출이 3분기 만에 다시 큰 폭으로 늘어났다. 주택경기 과열과 맞물린 가계부채 증가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부채 억제책을 펴면서 자영업자 대출로 발길을 돌리는 이들이 많아진 게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은 전 분기 대비 11조6,000억원 증가한 970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결산법인들이 결산을 앞두고 운전자금 관리에 나서면서 전 분기(15조7,000억원)보다 증가 폭은 줄었다. 기관별로 예금은행은 8조3,000억원,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은 3조3,000억원 증가했다.

증가세를 이끈 것은 전 분기 대비 5조7,000억원 증가한 부동산 및 임대업 대출(잔액기준 164조원)이었다. 증가 규모는 지난 2008년 관련 통계가 바뀐 후 분기별로 역대 4번째다. 부동산 및 임대업 대출은 지난해 3·4분기 전 분기 대비 증가 폭이 6조7,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큰 증가세를 보이다 4·4분기 감소세로 돌아선 뒤 올해 1·4분기 들어서는 4조원대까지 증가 폭을 줄인 바 있다.


2·4분기 부동산·임대업 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올 들어 정부가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 등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가계부채 억제책을 내놓자 부동산 경기 호황을 노리고 투자에 나서는 가계가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로 몰려가면서 벌어지는 풍선효과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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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업에 대한 대출도 전 분기 대비 10조2,000억원 증가한 545조원을 기록했다. 도·소매, 숙박 및 음식점도 3조7,000억원이 증가했다. 다만 해운업 구조조정 여파로 운수업이 2,000억원 줄었고 금융 및 보험업(-7,000억원)과 출판·영상·방송·통신·정보업(-1,000억원)은 감소했다.

제조업 대출은 1조2,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구조조정 중인 조선업이 포함된 기타운송장비 대출이 8,000억원 줄어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기타운송장비 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1·4분기(-1조2,000억원) 이후 5분기 만에 처음이다. 이어 전자부품·컴퓨터·영상·통신장비(-6,000억원), 석유·화학·의약품·플라스틱(-3,000억원) 등이 감소한 반면 금속가공제품·기계장비(9,000억원) 등은 증가했다. 건설업대출은 전 분기 대비 6,000억원 감소했는데 은행(-7,000억원)이 줄인 대출을 비은행(2,000억원)이 늘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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